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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색반짝 Nov 07. 2020

170323

201014, 201015

주말 아침, 예매한 라라랜드를 보러 간다. 9시 상영이었는데, 제 때 못 일어났다. 아빠가 깨우지 않으셨다면 못 갈 뻔했다. 새벽에 집에 들어온 S는 몇시간 못 잤지만 함께 영화를 보러간다. 아마 영화 시작하고 곧 잠에 들 듯하다.

 예전에는 가족들이 다 같이 영화보는 일이 많았는데 S와 내가 성인이 된 후로는 모두가 아직 안본 영화, 그러면서 재미있는 영화가 줄어든다. 대부분 나나 S 중 한명이 먼저 보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번 영화는 내가 먼저보고 엄마아빠도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한번 더 보면서까지 다 같이 보자고 했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 엄마는 마스크를 착용하신다. 상영 중 당신에게서 기침이 터져나와 다른 사람들의 영화감상을 방해할까봐.


 영화 초반에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이 주차된 차를 찾는 장면에서 라이언이 엠마에게 차 키를 턱에 대고 버튼을 누르면 좀 더 멀리까지 신호가 간다고 했다. 대신 암에 걸릴 수도 있다고 장난을 친다. 잠깐 빨리가고 인생도 빨리 간다나. 예전에 봤을 땐 웃긴 장면이었지만 엄마와 함께 보니 아차 싶었다. 엄마는 무슨 기분이셨을까.


 다행히 엄마는 아주 재미있었다고 하셨다.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들이 많아서 엄마가 좋아하실 것 같았는데, 작지만 뿌듯하다. 특히 엠마가 룸메이트들과 파티에 갈 때 입은 파란 원피스가 입어보고 싶다고 하셨다. 다 나으시는 날 같은걸 사드려야지.




 월요일부터 두분 모두 휴가를 내셨다. 아빠는 휴가, 엄마는 병가. 엄마가 암진단을 받으신 뒤로도 평소 같이 생활하셔서 위기감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병가를 사용하셨다니 그제야 좀 더 와닿는다.

 월요일부터 엄마, 아빠는 치료를 알아보러 다니신다고 한다. 일단 한방 면역 치료를 받으셨다. 아직 1회차라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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