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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색반짝 Nov 17. 2020

170403

201023

 옷 방으로가서 빨래를 넌다. 나름 4월이라고 낮에는 보일러를 외출로 해놓는다. 환기를 위해 열어놓은 창을 뚫고 들어오는 아직은 찬 바람을, 외출 상태의 보일러는 이기지 못 한다. 그렇게 식어가는 방바닥에 앉아 빨래를 널고 갠다. 이렇게 찬 바닥에 앉아 빨래를 널고 있자면 엄마 생각이 난다. 아빠 말씀으로는 내가 유럽여행 중일 때 엄마가 찬 바닥에 앉아 서랍 정리를 하고 계셨다고 한다. 아빠는 그런 엄마가 답답하셨던 것 같다. 보일러 좀 켜고 하시지. 살도 얼마 없는 엄마의 엉덩이를 타고 온몸에 퍼졌을 냉기가 서럽다. 

 엄마는 외할머니께 당신 건강 좀 챙기시라며, 당신 몸보다 자식 생각, 손주 생각이 앞서는 모습을 타박하신다. 내가 엄마를 보는 모습이 그런 마음이겠지. 나는 엄마도 걱정되고 외할머니도 걱정된다. 

우린 서로를 위해 서로를 걱정시키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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