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는 달리 날씨가 약간은 흐렸던 어느 날.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던 길, 네가 나에게 바다를 보러 가자며 내 소매를 잡아끌고는 곧장 해변으로 향했던 날이 있었다.
포말을 일으키며 밀려오는 파도를 한참을 바라보던 너는
나에게 장난스러운 한마디를 건넸다.
"아, 바다에 잠기고 싶다.
바다에 잠기면 무슨 기분일까? 포근하려나~"
난 순간 당황스러운 너의 말에 핀잔을 주는 듯한 대답을 던졌다.
"뭘 포근해, 차갑고 춥고 무섭겠지"
나도 모르게 널 슬픈 표정으로 바라봤었나 보다.
이런 나의 대답에도 넌 웃으며 말했다
"야, 미안하게 그런 슬픈 표정 짓지 마. 농담이야. 우리 이따 폭죽놀이나 보러 가자."
웃으며 말하는 네 모습이 왜인지 쓸쓸한 모습이 번져 보여서
내가 다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너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리도 슬픈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까.
나는 이런 너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
그때의 나는 곁에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어서
그저 옆에 가만히 앉아 함께 바다를 바라봐 주었다.
그래도 그때 너에게 물어볼걸
무슨 일이냐고.
그리고 나는 늘 네 편이라고 말해줄걸.
끝없는 후회가 밀려와 그날의 바다처럼
내 마음을 축축이 적셨다.
툭.. 툭..
눈물이 흘렀다.
이제 넌 없는데
나는 왜 울고 있을까
그러게 떠날 거면
기억도 가져가버리지.
왜 나에게 너의 조각들이 남아
나를 이렇게 아프게 하는지
네가 너무 미웠다.
차라리 너를 몰랐다면 좋았을까.
너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덜 아팠을까.
이렇게 미운 너인데도
그날로 돌아간다면 제일 먼저
말없이 너를 안아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