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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원사계 Nov 01. 2023

기록과 농담에 대한 이야기.

기록, 농담을 좋아하는 이유.

요즘은 독립서점, 독립출판물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있다. 대기업 출판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유의 매력 때문에 손이 간다. 대기업에서 만나볼 수 있는 책은 뭐랄까.. 여러 이익관계들이 얽혀 있어서 그럴까? ‘도서’특유의 진지함이 있는데 독립출판물은 그보다 조금 힘 빠진 느낌이라 손이 간다.


얼마 전에 방문한 독립서점에서 또 한 권을 내 책장으로 데려왔다. 자잘한 일들도 적어두는 걸 좋아하는 기록덕후인 내 시선을 확 잡아끄는 책이 있어서 바로 지갑을 열 수 밖에 없었다.


제목에도 분명하게 나와 있지만 이 책은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농담에 대한 대목이 가장 인상 깊었다.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가다 보니 사는 건 점점 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 투성이이고, 하루에도 내 기분을 어떻게든 망가뜨리려는 트랩들이 너무 많이 설치되어 있다. 그런 순간을 만날 때마다 트랩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나를 구원해 주는 것은 농담과 웃음이다. 막다른 길이라고 생각한 순간에도 시답잖은 농담 한 번에 웃음이 터지기도 하니 말이다. 온도가 확 끓어 있는 순간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사람을 무장 해제 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농담이 아닐까 싶다. 물론! 서로의 이해관계, 웃음에 대한 밀도, 말장난의 수위 등이 서로 잘 맞아야 가능한 아주 고난도의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서른이 넘은 지금은 농담을 잘 하는 사람이 좋다.


함께하면 정말 웃음이 끊이지 않는 누군가들이 있었다. 공기의 흐름까지 웃겨지면서 숨만 쉬어도 웃기는 기분을 아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영혼이 메말라 가는 기분이 들 때면 나를 그렇게 웃게 해줬던 누군가들이 절실하게 생각이 났다. 아무 생각 없이 폐가 아플 만큼 웃고 싶은 그런 느낌이 사무치게 그리웠기 때문일 것 같다. 돌이켜보면 지친 영혼을 채워주는 것 또한 시시콜콜한 농담과 웃음이었다. ‘남는 것은 추억뿐’이라는 말은 함께 찍었던 사진, 먹었던 음식, 술에 취해 서로 헛소리를 내뱉던 것들 모두 포함이지만 그 기저에는 ‘농담과 웃음’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래서 결론은.. 배 찢어지게 웃었던 순간들을 많이 기록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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