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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원사계 Nov 01. 2023

줏대에 대한 이야기.

줏대 있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https://youtu.be/SLxIAccxXJk



영상 속의 저 사람이 누구 인지도 나는 알지 못한다. 유행하는 영상이라서 봤는데 하도 단호해서 한참 웃었던 기억이 있다. ‘네가 직접 판단해’라고 세상 근엄하게 말하는데 어떻게 안 웃고 버틸 수 있냐 이 말이에요.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되면서 논카페인 음료류에 눈을 돌리던 나는 스타벅스에서 새로 나온 ‘라이트키위라임블렌디드’에 한번 도전을 해볼까 싶었다. 스벅 신메뉴는 매번 도전정신을 발휘해야 하는 부분이 없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도 검색을 붙같이 해봤다. 대부분이 맛이 없다, 돈 아깝다는 평이 지배적 이었다. 안에 곤약 같은 것이 들어있는데 식감이 구리다는 말까지 들었으니  주문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다른 메뉴로 눈을 돌리려다 문득 이번 시즌 지나면 영영 먹어보지 못할 수도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주문 진행시켜..! 그런데 웬걸, 근래에 먹어 본 음료 중에서 가장 입에 맞았다. 특유의 새큼한 맛이 있는데 그게 또 너무 기분 좋은 청량함이었고 식감이 구리다던 곤약 펄은 쫄깃한 식감 때문에 먹는 재미까지 있었다. 가벼운 칼로리는 덤으로 요즘 가장 애정 하는 메뉴이다.


비슷한 예로 ‘카터’라는 영화가 있다. 넷플릭스 구독하는 사람이라면 뭐 볼지 정하지 못해서 이것저것 찔러 보다가, 유튜브에 검색을 해보다 하는 경험이 무조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 ‘카터’또한 마찬가지였다. 내 눈에만 안 좋은 평들이 보이는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카메라 무빙이 멀미 난다, 잔인하다, 액션신이 기가 빨린다, 연기가 구리다 등등 별의별 혹평들만 쏟아졌다. (이쯤 되면 감독은 이불 덮어놓고 울지 않았을까 싶다) 별생각 없이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서 다른 의견은 차치하고 그 영화를 봤는데 아직까지는 올여름에 본 영화 중에 손에 꼽게 재미있었다. 멀미가 난다는 카메라 무빙은 더 생생하고 화려한 느낌으로 다가왔고 액션 영화에 이 정도 잔인함은 영화적으로 허용 가능한 범위라고 생각한다. 또한 주연 배우의 연기가 평소 연기톤과 사뭇 다른데 이 역할을 제대로 이해한 표현이라고 여겨졌다.


먹고사는 일은 점점 더 팍팍해지고 같은 값이라면 조금 더 좋은 쪽으로, 내 시간과 돈을 잃지 않기 위해 미리 경험해 본 누군가의 평을 기준 삼아서 선택하는 일이 잦아진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고. 하지만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서 살다 보면 내가 진짜 뭘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는지 스스로 판단하는 힘이 약해진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내 세상이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무언가 도전하는 것을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꼴리는 대로 고! 하는 정신이 필요하기도 하다. 줏대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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