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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원사계 Dec 16. 2023

본격 2023 드라마 리뷰

최고의 드라마를 찾아서

드라마 끝까지 절대 못 보는 병에 걸린 내가 올해 무려 7편의 드라마를 봤다. 2023 결산을 위해서 올해 드라마들을 정리해 보았다.


(스포 당연히 있고 또 있습니다.)




퀸메이커


드라마 중에서도 정치 드라마는 절대 보지 않는 1인이다. 이 드라마는 정치 드라마의 편견을 완전히 깨 주었다. 첫 화를 시작하자마자 몰아치듯 이어지는 전개에 단숨에 5화까지 끊을 수가 없었다. 6화부터는 눈이 피로해서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그것만 아니라면 끝까지 정주행을 했을 작품이다. 어줍지 않은 러브라인으로 극의 내용을 방해하는 것을 절대 보지 못하는데 퀸메이커는 군더더기가 없다. 실제 있던 모 대기업의 갑질에 대한 이슈를 오마주한 장면이 첫 화에 등장을 하면서 정신을 확 집중시킨다. 은채령 역의 김새벽은 이런 류의 역할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표독스럽지만 한이 맺혀 있는 재벌 2세의 역할을 2000% 완벽하게 소화했다.  손영심 역의 서이숙의 연기 또한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역할을 이분 말고 누가 대체할 수 있을까? 그러나 메인 캐릭터인 김희애의 연기는 항상 비슷한 느낌을 벗어나지 못해 아쉬운 감이 있었다.


별점 ★★★★



마스크걸


모미씨를 사랑합니다! 아이시떼룻! 이 장면 하나 보고 시작한 드라마이다. 원작이 있는 작품인데 웹툰 원작에서는 기기괴괴한 느낌이 형형하다는 소문을 전해 들었다.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시청을 했는데 생각보다 밋밋한 전개에 다소 맥이 빠졌다. 첫 번째 모미 역할의 이한별의 싱크로율 덕분에 초반에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만큼의 흡입력 있는 연기는 아니었다는 것이 나의 평가이다. 중간에 나나에서 고현정으로 얼굴이 한차례 다시 변하는 부분이 있는데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감이 있었다. 안재홍에게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인식은 없었는데 주오남 역할을 위해 분장을 한 걸 보고 열정이 대단한 배우였구나 싶다.


별점 ★★★



더글로리


자타공인 갓은숙 작가의 더글로리는 올해 가장 이슈가 됐던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수없이 많은 명대사와 밈으로 한동안 엄청난 유행을 낳았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입술 끝에 정을 뒀네'였다. 입술 끝에 정을 뒀다는 표현을 어떻게 생각할 수가 있는 거지? 갓은숙 자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기승전결이 완벽하고 탄탄 그 자체인지라 더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문동은 역의 송혜교는 내내 무채색의 옷을 입고 그들의 뒤를 밟고, 압박을 주는데 저승사자도 이런 저승사자가 따로 없다. 그러나 개연성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특히나 무당의 천벌 장면이 가장 갑론을박이 있었다. 나는 천벌 장면에서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드라마니까 이 정도의 신의 개입은 있어도 되는 것 아니겠는가? 약간의 드라마적 허용을 생각한다면 완벽한 드라마이다.


별점 ★★★★★



무빙


디즈니플러스에서는 가끔 보고 싶은 영화가 있을 때 한 두 번 이용해 본 것이 전부인지라 드라마는 처음 봤다. 근데 여기는 배속재생 기능이 없는 게 아닌가? 디플이라는 플랫폼 자체가 어딘지 묘하게 불편한 느낌이 있는데 원작 작가인 강풀의 인터뷰를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디플의 배속기능 없음이 마음에 들어서 해당 플랫폼과의 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무빙은 몰아치듯 빠르게 전개되는 요즘 드라마와는 다르다. 매주 두 편씩 한 인물의 서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2시간짜리 영화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서사를 쌓아 올렸다는 작가의 말에 그의 철학이 엿보였고 이 부분이 드라마를 몰입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나 또한 자연스레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마음으로 시청을 하게 되었다. 한국형 히어로물이라는 참신한 소재에 튀지 않는 CG로 마무리까지 완벽하다는 느낌을 줬다. 아역 배우들의 하이틴, 구룡포의 고어, 이미현과 김두식의 멜로 등 어마어마하게 장르를 넘나드는 드라마이다. 여러 번의 변주가 있지만 매끄럽다. 그러나 함정도 있다. 왜 있는지 모를 차태현의 역할과 그의 연기가 옥에 티라면 옥에 티 이겠다. 20년째 변하지 않는 그의 연기 스타일은 굉장히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요즘 스타일의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별점 ★★★★★



일타스캔들


멜로는 어지간하면 보지 않는데 초반에 입소문이 좋아서 정주행 했던 드라마였다. 전도연이 이런 류의 가벼운 연기를 한다고? 깜짝 놀랐다. 최치열역의 정경호가이 남행선역의 전도연보다 연상의 설정으로 나오는데 보는 내내 당연히 남행선이 연상인 설정인 줄 알았다. 이게 옥에 티라면 옥에 티였겠다. 차라리 연상 연하 커플로 나왔으면 좀 더 개연성이 있었을 텐데. 배우 본체 나이를 고려하지 않은 과한 설정이었다고 본다. 드라마의 장르 또한 모호한 느낌이 있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로코에 스릴러를 한 스푼 얹은 형식의 드라마가 잘 된 이후 동백꽃 같은 느낌의 장르를 원했던 것 같다. 그러나 로코에 학원, 스릴러, 범죄 거기에 휴머니즘까지 넣으려고 하니 회차가 넘어갈수록 짬뽕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뿌려놓은 떡밥은 한가득인데 회수가 안되니 죽도 밥도 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뿌린 떡밥 회수에 급급해져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나 마지막에 장애가 있는 재우와 영주의 러브라인은 굳이 왜 넣었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용두사미의 정석 같은 드라마.


별점 ★



악귀


김은숙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김은희 작가의 따끈한 신작이었다. 김은희 작가라면 당연히 되지도 않는 이상한 로맨스를 끼얹는 일이 없을 테니 안심을 하고 시작했던 드라마였다. 악귀에 씌인 여자와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악귀를 둘러싼 이야기를 파헤치는 스토리이다. 오정세와 김태리의 삼촌 조카 케미가 인상 깊었다. 괜히 잘생긴 배우가 나와서 힘들어하는 김태리를 안아주는 장면 같은 게 나왔으면 당장 하차했을 것이다. 악귀는 마지막 4회 차를 위해 앞의 8회 차의 빌드업을 보아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태리가 모 인터뷰에서 악귀는 청춘드라마라고 하는데 악귀는 정말.. 정말로 청춘드라마이다. 김태리와 심달기의 연기차력쇼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악귀를 만들어서라도 부를 손에 쥐려고 하는 자들과 그들에게 희생당해 악귀가 되어버린 자들의 대립에 눈물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별안간 귀신 드라마 보다가 운 사람 됨.


별점 ★★★★★★



스위트홈


올해 본 마지막 드라마는 아마도 스위트홈 2가 되지 않을까 싶다. 스위트홈 1편이 대단하게 잘 만들어졌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만큼 2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다. 초반에 집중을 확실하게 시켜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던 것일까? 아기 괴물이 보는 앞에서 엄마 괴물을 죽이는 장면은 사람이 아닌 괴물인데도 시청하기 거북하고 불편했다. 굳이 저런 자극적인 장면을 넣었어야 했을까 싶은 의문만 한 바가지였다. 중도하차를 할까 하다 2회까지만 참고 보니 후에는 매끄러운 편이었다. 특히나 나는 강철부대도 열혈팬인데 이번에 강철부대에 나왔던 육준서와 정종현이 등장한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게 어우러졌다. 육준서는 영화배우 사이에 끼어 있어도 크게 튀지 않았지만 정종현은 그렇게 꽤나 비중이 있는 역할을 하기엔 부족한 느낌이 많았다. 특히나 1에서 ost가 기가 막혀서 ost만 따로 찾아서 들을 정도였다. 그러나 2에서는 음악에 대한 기대를 하면 안 된다. 시즌3을 기약하는 느낌으로 마무리되었지만 3에 대한 기대가 들지 않게 하는 스토리였다.


별점 ★★




올해 이렇게 총 7편의 드라마를 정리해 보았다. 나름의 순위를 매겨 보자면


1. 악귀

2. 더글로리

3. 퀸메이커

4. 무빙

5. 마스크걸

6. 스위트홈

7. 일타스캔들


이렇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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