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사기 쳤던 너, 아직도 기억해
스무 살 봄, 내 이름으로 된 모든 통장이 압류됐다.
월급이 들어와도 잔액은 0원, 아니 마이너스였다.
은행의 알림은 나에게 수익을 주지 않고 부채 상황을 알릴 뿐이었다.
나는 주 6일, 하루 12시간을 서서 일했다.
점심은 손님 오기 전에 빨리 먹어야 해서 늘 냉면으로 때웠고, 발바닥은 매일 저녁 퉁퉁 부어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을 꼬박 채워 번 돈이 220만 원.
그마저도 계좌로 받으면 전부 압류될 걸 알았기에,
나는 사장님께 부탁했다.
“현금으로 주시면 안 될까요?”
따로 쉬는 시간이 없었고, 격주 하루를 쉬었더니
내 부탁이 닿았는지 월급날, 사장님이 종이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두 손으로 받는 순간, 묵직한 무게가 손바닥을 눌렀다.
그 안에는 내 한 달의 체력과 인내가 빽빽하게 겹쳐 있었다.
가방에 넣지 않았다. 혹시라도 잃어버릴까 봐.
나는 그 봉투를 품에 꼭 끌어안고 집까지 걸었다.
온양온천역을 등지는 가로등 불빛 아래,
사람들 틈을 지나며 팔에 힘을 더 주었다.
이게 떨어지면, 나는 한 달을 잃어버리는 거니까.
집에 도착해 방 문을 닫고서야 봉투를 열었다.
지폐를 하나씩 세며, 이게 곧 월세가 되고,
공과금이 되고, 빚의 이자가 될 걸 알았다.
잠깐이나마 이 돈이 내 손에 있다는 사실이 나를 버티게 했다.
그날 나는 알았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건 빚진 청춘의 어깨라는 걸.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건
그 무게를 잠시 덜어주는 현금다발의 체온이라는 걸.
스무 살의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언젠가 이 무게를, 내 힘으로 완전히 내려놓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