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을 너무 모르는 철없는 아이다

2024년 09월 30일의 기록

by 마늘 다

요즘 들어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들이 미친 듯이 폭발한다.

괜찮은 줄 알았다. 이 정도면 견딜 만한 줄 알았다.

뭐라도 해보자며 발버둥을 쳤지만, 마음은 여전히 밑으로 가라앉는다.


누군가의 구원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선의의 손길조차 이젠 부담스럽다.


사람들은 여전히 내게 좋은 말을 해준다.

“방법이 잘못돼서 그래.”

“넌 좋은 사람이야. 분명 좋은 기회가 올 거야.”

“그 사람들이 나쁜 거지, 너는 잘하고 있어.”

“우리나라 현실이 그렇잖아.”

“책 많이 읽잖아, 그거면 충분히 멋진 거야.”


그 말들이 처음엔 위로였지만 수백 번을 듣고 나니 알겠다.

어차피 멀어질 사람들이, 그냥 좋게 말하고 싶었던 거였다.


나는 그저, 애매한 재능을 가진 일반인 1이었을 뿐이다.

이름 없는 사람.

남들보다 조금 더 열심히 했다고 착각한 사람.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부딪히면 언젠가 될 줄 알았다.


내가 기회라고 믿었던 순간들이

누군가에게는 “참 부려먹기 좋은 노예”로 기억된 사실만 남았다.


10년을 그렇게 버텼고, 당했고, 남은 건 자괴감뿐이다.


그래도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나름대로 정말 애썼다고"

긍정적으로 살아보려던 노력들도 이제는 지쳐서,

그마저도 나를 괴롭히는 틀이 되어버렸다.


이 글을 쓴다고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렇지만 최소한, 이 감정이 그냥 사라져 버린 건 아니라는 흔적은 남기고 싶다.


나는 여전히 세상을 너무 모르는 철없는 아이다.

하지만 그 아이가 또다시 쓰러지지 않도록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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