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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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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덩이 Aug 17. 2016

[제 12장] 인도 일기

[2016년 8월 8일]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르는 것 같다. 일처리가 더디다 보니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 동안 발견 했던 몇 가지 특이한 부분들이 있다. 인도의 교통 체증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그 가장 큰 이유가 한 개의 차선에 툭툭이 3대가 껴서 다니는가 하면, 일반 승용차들도 차선을 지키지 않고, 2개의 차선 가운데로 다니는 모습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중앙 분리대가 없다. 중앙 분리대가 있는 곳은 최근에 건축된 도로나 고속도로 정도이다. 어지간한 곳은 중앙 분리대가 없고, 흐릿하게 선만 쳐져있다. 그래서 맘대로 역주행이 가능하다.
세 번째, 도로 상태다. 정말 말 그대로 도로 상태가 폭탄 맞은 듯 하다. 어렸을 때, 사막을 다니면 입으로 "아~" 소리를 냈다. 그러면 저절로 바이브레이션이 됐다. 그 기억을 인도에서 느낄 수 있다. 물론 다 큰 성인이 된 내가 뒷 좌석에 앉아서 "아~" 그러는 것은 아니다. 다만 택시에서 말을 하다보면 저절로 떨림이 느껴진다. 도로 상태가 정말 안좋은 이유 중 하나는 엄청난 양의 비 때문인 듯 하다. 비가 많이오고 습하다 보니 아스팔트가 쉽게 파괴되는 것 같다.
마지막은 그나마 이게 나아진 것이라는 부분이며, 경찰이 통제를 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체증이 심한 시간에는 경찰이 신호등을 조작해주면서 수신호도 보내준다. 여기는 신호등을 무시한다. 경찰이 전지전능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좋은 소식은, 드디어 집에 매트리스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게 전부인 것 같다. 티비가 들어왔지만, 정말 티비만 있고, 세탁기는 왔지만, 호스를 연결하지 못해 손으로 물을 퍼다 사용하고 있다. 책상은 도착했는데, 배송만 해주고 조립은 다른 사람이 해준다고 한다. 엄청 효율적인 업무 분배인 듯 하다. 하지만 감사하다.
길을 다니다 보면, 아직 맨 바닥에 검은 비닐 봉지를 지붕 삼아 텐트 같은 집을 만들어서 사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으며, 다리 밑에서 그냥 다리를 지붕 삼아 자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 보면 감사할 수 밖에 없다.

참, 묘한 곳인거 같다. 감사함을 느끼는 동시에 화가나는 곳이랄까?
이 곳 생활에 슬슬 적응하고 있는 내 모습이 웃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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