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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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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덩이 Aug 17. 2016

[제 13장] 인도 일기

[2016년 8월 9일]

행복하다. 드디어 차를 계약했다. 얼마나 고대하던 순간인지!!!
아직도 여러가지 난관이 남아있다. 사택도 그렇고 사무실도 그렇고 아직 인터넷이 없다. 심카드는 7개를 신청했는데, 1개만 가져왔다. 1개를 놓고 온게 아니라..1개만 가져왔다.
여기 사람들은 진짜 정신 머리를 어디다 두고 다니는지 궁금하다. 인구가 중국 다음으로 많은데, 왜 아직도 후진국의 인식이 강한지 알것 같다.

사택에 들어오면서 조금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주변을 둘러봐도 커튼을 설치한 집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창문 유리가 반투명인 것도 아니다. 캐!투명한 유리로 된 창문이라서 그대로 상대 집이 다 보이는데, 커튼이 없다.
내 침실에서 보이는 반대편 집도 부엌이랑 침실이 그대로 보인다. 나는 엄청 신경 쓰이는데, 정작 집 주인들은 신경 쓰이지 않는 듯 하다.
역시나 아직 책상이 조립되지 않았다. 전화를 했더니 내일 온다고 한다. 그럼 왜 일요일날 책상을 던져두고 갔을까? 답답하면 나보고 조립하라는 건가? 건조기도 마찬가지다. 건조기를 배달만 해주고 내일...아 쓰다보니 다시 슬슬 혈압이 올라온다...인건비가 너무 싸다보니 쓸데없이 비효율적인 고용을 하는 것 같다.
날씨도 하나도 도움이 안된다. 비가 내리다가, 해가 떴다가, 비가 내리다가, 다시 해가 떴다가, 비가 내린다. 이게 불과 5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날씨도 상식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어제 도로 얘기가 나와서 생각이 난 부분이 있다. 도로가 폭탄 맞은 듯 울퉁불퉁 오프로드를 버금가는 승차감을 보인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 똑같은 길을 지나가는데, 생각보다 덜 덜컹 거렸다.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인도는 절대로 하루만에 뭘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기다리다 어깨 탈골 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하루가 아니라 한달이 걸리면 굉장히 빠른 곳이다. 그래서 실제로 어떤 일이 하루만에 처리되면 그 사람이 천사 같이 보인다. 여튼 이런 곳에서 보수가 하루만에 끝났을리가 하며 뒤를 돌아봤을 때, 역시나 내 기대감을 져버리지 않았다. 인도 (사람이 다니는 길)에 있는 벽돌을 가져다가 구멍을 매꿨다. 이게..진짜...어떻게 보면 대단한 것이다. 마치 콜럼버스가 계란을 깨서 책상 위에 새운 것과 같은 원리라고 할까? 어쩐지 인도 (사람이 다니는 길)가 개판이다 싶었다.
한국의 아스팔트는 실크로드였다. 이제 어지간한 싱크홀은 웃어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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