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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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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덩이 Aug 17. 2016

[제 11장]

[2016년 8월 6일]

드디어 우리 집, 이제부터 내가 살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오랜 호텔 생활, 물론 좋지만 금전적인 것도 그렇고...금전적인 부분이 제일 크다 ㅋㅋ.

여튼 집에 왔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가구조립이 끝났어도, 덮고 잘 이불이 없었으니까, 청소를 할 수 있는 도구는 빗자루 하나였으니까...

그렇게 슬슬 Deep빡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내 안의 분노 꿈틀이거 삐져나오기 시작했다. 나루토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주인공인 나루토의 뱃속에 있는 구미호가 삐져나오는 느낌이 뭔지 대충은 알 것 같았다.

여튼 이 꿈틀이가 터져 나와서 흘러내리기 시작한 사건은 역시나 침대 매트리스 때문이었다.
어제 뭄바이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시간당 169mm였으니까...어지간한 도로는 다 통제되고, 심지어 빗물이 빠질때까지 사무실에 강제 구금되어 있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오전 근무 이후로 사람들을 집에 다 보내는 곳도 많아, 퇴근길이 매우...한산했다.

여튼 폭우로 인해 우리는 예정되어있던 모든 물품에 대한 배송을 하루 미룰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매트리스는 배송이 왔다고 물건을 받으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 왜 전화를 해줬는데 받으러 오라 그러지?? 그래서 오늘 받기로 했는데...
담당자한테 전화를 하니, 담당자랑 확인하고 온다고 했다. 그리고 6시간 동안 내 전화를 끊고, 다른 동료가 받아서 미팅 중이라고 하고, 의도적으로 피하기 시작하는게 보였다.
6시간을 내가 참았다...이런 또라이 때문에...결국 본사에 전화를 했고, 본사 담당자는 나의 분노를 느꼈고, 2분 후에 전화가 와서 그 담당자를 바꿔줬다. 그렇게 나는 약 10분간 록 스프릿을 발휘하며 신명나게 샤우팅을 했다.
그 사람이 가만히 10분 동안 아무 소리 없이 내 얘기를 들었냐고?? 천만의 말씀!
또 말인지 막걸린지,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고, 닭!쳐!를 외치며 샤우팅을 진행했다.
너는 나를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는지를 시작으로, 상식이 있는 사람은 미팅이 6시간이 진행되지 않는 다는 걸 다 알 것이다 (무슨 가구 가게에서 UN 안보리 회의를 하는 것도 아니고)로 흘러가, 매트리스를 오늘 보내지 않으면 가구고 나발이고 다 가져가고 환불을 겠다고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랬더니....나한테 전화를 한게 아니라, 인도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도슨이 지금 분노해서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너가 잘 설명해줘를 부탁하며 내일 꼭 가저오겠다고 했단다. 이걸 난 또 2시간이 지나고 전해 들었다.
매트리스가 언제 오는지 알고 싶었는데, 8시간이 지나서야 답을 들은 것이다. 이런 십팔 색 시베리안 허스키 같은 인간을 봤나...

여튼 그래서 오늘은 매트리스가 없는 침대에서 잔다. 내일은 올거라고 굳건히 믿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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