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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덩이 Aug 18. 2016

[제 17장]

[2016년 8월 17일]

비록 인도나 한국의 시간은 현재 8월 18일을 지나고 있다. 더군다나 8월 17일은 인도 마하라슈트라 (Maharashtra) 지역의 파시 뉴 이어라고 하여, 휴일이었지만 인도 정부가 인정하는 공식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MNC (Multinational National Company)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회사가 쉬는 날이었다.


물론 우리도 MNC에 해당되기 때문에, 같은 질문이 들어왔다. 18일은 마하라슈트라 지역이 휴일이기 때문에 우리고 쉬어야 되지 않겠냐??? 간단하다. 그냥 대문자로 "NO"였다. 인도의 실정을 모르는 사람은 그까짓 휴일 하나 못 챙겨주냐?라는 소리를 할 수 있다. 정말 못된 회사처럼 인식되지 않을까? 국가에서 인정하는 공휴일에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하지만 인도는 다르다. 우리 회사의 경우 인정하는 연차 일수가 15일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15일이며, 유동적으로 개인 연차를 차감하여 전체 휴무를 실시하기도 한다. 그런데 좌측에 보이는 표와 같이 인도 정부에서 인정하는 공식 휴무일은 무려 20일에 달하며, 인도 지자체, 읍, 리, 단위로 나누어지면, 사실상 인도에서는 365일 쉴 수 있는 핑곗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너무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 매일 회사 출근이 어렵다는 이유로, 출근이 힘들다고 얘기한 사원이 있는데, 추천해준 인력사무소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 직원은 이전 회사를 퇴사한 것이 아니라, 2중 계약을 통해 자신이 다니던 회사에서 월급 협상을 진행했던 것이다.


더 이상 이 이야기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난 여기서 일기를 쓰면서 내가 겪었던 일을 기록하고자 하는 것이다. 얼굴책의 경우 그 기능의 한계가 있었기에 브런치를 선택한 것이다.


사실 오늘 나의 하루를 가장 기쁘게 했던 부분은 브런치에서 나를 작가로 선정해 주었기 때문이다.

나의 단순한 생활 기록부가 이렇게 많은 사람 (10명이 넘으면 많은 지지라고 생각한다) 들의 지지를 얻을 줄은 몰랐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나의 최종 목표는 내가 실제 겪고 있는 인도, 인도는 어떤 곳인지, 인도에 오기 전에 준비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대부분은 마음의 준비) 등을 기준으로 일기를 쓰고자 한다.

실제로 게스트 하우스를 방문하면 알겠지만 가장 탐내는 물건이,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 햇반 등이라고 한다. 어차피 게스트 하우스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더 이상 필요 없을 법 하니, 달라고 하면 어지간한 한국 사람은 줄 요구에 응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 물건 값을 부풀려서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재판매를 한다. 속 된 말로 한국인이 한국인 등을 처먹고 사는 것이다. 


좋은 소식은 인도에서의 생활이 이제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골머리를 앓게 했던 인터넷, 휴대폰 심카드, 가구, 매트리스 등 (아직 책상 하나는 조립을 해주지 않았지만...)의 문제들이 해결이 되었기 때문에 일에 집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도는 조금 특이하다. 앞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세금 구조가 매우 복잡하다. 주 정부에 내야 하는 세금과, 중앙 정부에 내야 하는 세금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술을 마시게 되면 밥 값의 몇 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실제 밥값은 1400루피 정도였는데 술값이 8000루피가 나왔던 적이 있다. 술을 많이 마신 것도 아니고 맥주 9병의 가격이 원화로 계산하면 13만 원이 조금 넘게 나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류 백화점에서 구매를 한 후 집에서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리수라고 선전을 하며 수돗물을 마셔도 된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정수기를 사용한다. 이 곳은 병에 들어 있는 물을 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절대적으로 수돗물 맛이 나는 생수를 컵에 따라 가져다준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서도 항상 생수를 마셔야 하고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가 비스러리 (Bisleri)라고 한다.

무려 미네랄도 첨가되어 있는 비스러리 생수!! 그 맛은 그냥 물 맛이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여기서는 물을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그래서 더 맥주를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 이건 핑계다). 

한 가지 웃긴 점은, 여기서 어지간한 물건은 가격 흥정이 가능하다. 불가능한 것은 없다. 그런데 유독 흥정이 어려운 부분이 바로 냉장되어 있는 식품들이다. 냉장이 되어 있으면 절대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 무조건 제 값을 받는다.

이 부분은 그냥 집에 냉장고가 있으면 해결되는 부분이라서 그냥 미지근한 걸로 달라고 한 후 집에서 냉장을 하면 된다.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저녁이 되어 있다. 인도에서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간다.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시간을 조율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불가능하다. 

그렇게 8시 30분쯤 되어서야 배가 고파다는 것을 인지하고, 식당을 찾아 나섰다. 미니 판잡 (Mini Punjab)이라는 곳에서 시켰는데, 한국에 있는 어느 식당도 이 식당의 맛을 따라가지 못했다. 사실 제일 불만인 부분은, 외국 음식점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현지화가 되어 그 특유의 맛을 잃는 것이다. 그렇데 여기서는 그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더군다나 지금 저 음식들이 모두 배달 음식이라는 점은... 인도를 나름 살만한 곳으로 인정하게 한 공신들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며칠 동안 출장을 다니고 있어, 원하는 시간에 일기를 쓰지 못하고 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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