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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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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덩이 Aug 20. 2016

[제 18장]

[2016년 8월 19일]

인도는 정말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곳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하나로 보이지만, 내면을 파고 들어갈 이렇게 다른 곳은 찾기 힘들 것이다. 일단 언어부터가 다르다. 인도 정부에서 공식 인정한 언어는 14개 정도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투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국가에서 온 것 마냥 소통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인도 정부에서는 영어를 공용어로 지정하여 모든 학교에서 영어를 사용하도록 교육한다.

이렇게 서로 문화가 다르다 보니, 미신의 종류도 엄청 많다. 그중 가장 대중적인 종교는 역시 힌두교이다. 길거리에 소가 누비고 다니면, 소를 피해 다니고, 소가 뿌려놓은(?) 분비물을 밟으면 그 날은 운수 대통하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는 네2버를 대충 검색해도 찾을 수 있는 내용이다. 

좌측에 있는 사진을 보면, 도대체 무엇을 찍고자 하였는지 의도를 알 수가 없다. 이 사진은 차량 점검을 받는 가게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 가게의 간판인데, 내가 주목하고자 했던 부분은, 정 가운데에 매달려 있는 빨간 물건의 정체이다. 

저 빨간 물건은 여느 야채가게에서 구할 수 있는 고추+라임으로 만든 모빌이다. 일종의 악한 기운을 막아주는 부적 같은 것이라고 한다. 고추가 매우 맵고, 라임은 매우 신맛을 내기 때문에 악한 기운은 이를 싫어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고추랑 숯을 엮어서 문 앞에 걸어두는 것과 비슷한 풍습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특이한 점은, 이 모빌을 여기저기 보이는 곳에 다 매달아 놓고 다닌다는 점이다. 심지어 차에도 매달고 다닌다.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뭄바이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심심치 않게 폐차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차들의 부품을 뜯어서 중고로 판매를 하는 업체들도 매우 많다. 지금 이 차의 경우는 그나마 양호한 상태이다. 대부분의 경우, 치킨을 발골하고 남은 뼈가 연상될 정도로 앙상하게 뼈대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뼈대만 남은 차량은 집 없는 이들의 거처가 된다. 실제로 밤이 되면, 잠을 자고 있는 사람, 주변에서 식사 준비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매우 슬픈 현실이라고 볼 수 있다. 누군가는 배가 불러서 못 먹을 정도로 음식을 시켜 먹고 남으면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데, 누군가는 마땅한 거처도 없어서 저런 곳에서 잠을 청하니 말이다. 차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인도의 대중교통 수단 중 하나인 버스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버스를 처음 접하게 되면 제일 황당한 사실이 딱히 노선번호가 따로 없다는 점이다. 모든 버스가 하나의 노선을 계속 왔다 갔다 한다고 한다. 비용도 매우 저렴하다. 문제는... 사람이 매우 많이 탑승을 하고 에어컨도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렇게 다 창문을 열어놓고 다닌다. 다른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차량 배기구가 버스 뒤쪽이 아닌 운전석 밑이나, 우측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오른쪽에 앉게 된다면, 화생방을 간접 체험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Ola나 Uber를 사용하여 이동하기 때문에 버스는 사용할 일이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 사실 나도 버스를 사용하기에는 조금 겁이 난다. 저 무리의 사람들 속에 있으면, 버스에서 내렸을 때, 영혼까지 털려 맨몸으로 내릴 것 같은 기분이 살짝 든다.

다음 사진은, 가스 배달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스를 트럭에 싣고 움직이는 모습을 간혹 가다 볼 수 있게 된다. 요즘은 도시가스가 워낙 잘 되어 있어, 가스통을 사용하는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인도는 아직 도시가스가 없다. 그래서 가스가 떨어지면 매번 가스를 신청해야 하고, 배달부가 올 때까지 요리도 못한다. 그래서 인덕션이 매우 인기 있는 가전제품 중 하나이다. 

여기서 더 대단하다고 느꼈던 건.. 저 많은 가스통을 자전거에 싣고 움직인다는 점이다. 족히 10킬로는 될만한 가스통을 사진에 보이는 것만 9 통인데, 자전거로 이동을 한다... 역시 사람은 먹고살고자 하면 못하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인도에서는 차량을 구매하면, PUC를 통해 차량의 매연 배출량은 검사받아야 한다. 아직 PUC의 약자는 파악하지 못했다. 지금 예상하고 있는 것은... Pollution Under Control정도인데.. 알아봐야겠다. 

공식 인증을 받은 PUC인데, 정말 허름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다마스 정도 되는 봉고차에 컴퓨터 기기가 있고, 기다란 호스를 차량 배기구에 넣은 후 약 5분 안에 합격/불합격 여부를 알려준다. 사실 전문 지식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름 공무원이라고 하지만, 그 조차도 의심스럽다. 인도 정부가 최근 매연 감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PUC를 하지 않으면 약 5만 원 정도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한다. 5천 원이면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인데 5만 원을 지불하고 싶지 않아 바로 진행을 했다. 

마지막으로, 처음 인도에 왔을 때부터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부분을 드디어 사진으로 찍을 수 있었다. 인도는 도로를 돌아다니다 보면 시도 때도 없이 차량 경적을 울려 귀가 따가울 정도다. 

그런데 이런 트럭이나 트레일러의 뒤쪽에는 HORN PLEASE, HORN OK PLEASE라는 문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차량 운전자의 경우 자신의 예술적 능력을 발휘하여 매우 아름답게 "경적을 울려주세요"를 표현했다.

그런데 사실.... 저 뜻이 경적을 울려달라는 것인지, 경적을 자제해달라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 모나리자가 웃고 있는가? 모나리자는 눈썹이 없나? 와 같이 미스터리로 남을 것 같다. 

사실 오늘은 한 구독자분의 요청으로 로나 볼라 (Lona Vola)의 경치를 올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정말 하나같이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찾을 수가 없었다. 내일 뭄바이로 돌아가면서 다시 한번 도전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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