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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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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덩이 Aug 17. 2016

[제 7장]

[2016년 8월 1일]

길을 가고 있었다. 별로 특별한 것 없는 평범하기 지극한 인도 시내의 길이었다. 그 순간 내 눈에 들어온 한 식당의 문구..."Partially Aircon". 번역하면, 부분 냉방 중(?)
식당 입구는 활짝 열려있었다. 그래서 부분 냉방이라고 한 것일까? 에어콘을 껐다 켰다 하는 걸까? 아니면 식당의 한 쪽에만 에어콘을 설치했다는 것일까?? 궁금하다.

오늘은 공식적으로 사무실 출근을 하는 날이다. 하지만 노트북에 MS도 없고, 심카드도 아직 구매를 못했고, 인터넷 설치도 되어 있지 않다. 오늘은 이 인터넷에 대해서 좀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자동차에 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인도의 Tata라는 기업에 대해서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인도 기업임에도, 차량을 종이처럼 만들어도, 상상을 초월하는 저렴한 가격에 수많은 인도 사람들이 구매를 했고, 그 자본력으로 수출도 하면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매우 성공적인(?) 기업 중 하나이다. 차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이래를 돕기 위해 부가 설명을 하자면, Tata는 현재 페라리, 재규어/랜드로버, 우리나라의 쌍용자동차를 매입한 기업이다. 대충 감이 오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런 Tata 기업이 자동차 산업을 넘어, 스타벅스, 인터넷, 모바일 통신에까지 발을 넓혔고, 현재 우리 사무실에도 설치를 하려는 인터넷 업체이기도 하다.
그런데...(이제부터 진짜 하고 싶은 얘기다) 서비스가 개판 5분전이다. 설치 및 모뎀에 대한 비용을 모두 받고, 토요일날 설치를 온다고 했던 설치기사는 억수로 내리는 비에 떠내려 갔는지 연락이 전혀 닿지 않았다. 오늘에서야 연락이 닿았는데 내일 올 수 있다는 것이다. Deep BBak(딥빡, 혹시 잘못 읽으실 분들을 위해)!!!!
그래, 여기까지는 뭐..인도니까!!이 정도는 이제 놀랍지도 않아!!를 외치는 순간 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nom의 상사라는 작자한테 연락을 했더니, "어, 그래 우리도 너가 화난거 알고 설치 진행하고 싶은데, 접수된 건이 없어. 접수하면 설치 해줄께".

3년 산 진로 소주

하하..하하하..뭔..귀신 씨나락 까먹은 소리지?!?!?! 그리고 약 4시간 뒤, 다른 Tata직원이 와서, "우리 상사가 보냈어. 돈 주면 설치 해줄 수 있어".라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순간 실소를 터뜨렸고, 나가라고 했다. 내 귀를 더이상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돈을 줬는데, 접수가 안되어있는 것도 모자라, 다시 돈을 내라는 이런 무슨 도레미 치는 경우가 다있지?? 결국 또 내일 연락을 준다고 했다..그놈의 tomorrow....진짜..오늘이 얼마나 감사한 하루인지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Common inner peace, Haven't got all day".



순살 탄두리 치킨 ( 탄두르라는 항아리에 양념에 재운 순살 치킨을 구운 요리)

그렇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을 먹을 곳을 돌아다니다, 호텔 근처에 인도 식당이 있는데, 한 번 다녀온 친구가 정말 비싸고 맛 없으니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이었다. Kofuku의 경우에도 맛 없다고 했던 친구여서 무시하고 그 식당을 찾아서 들어가려는 순간, 세상에...손님이 한 명도 없는 것을 발견하고 핸드폰을 보는 척 직진을 했다. 가끔은 믿어야 하는 친구인 것 같다.
결국 호텔 내에 있는 인도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데, 정말 요근래 먹었던 식사 중 최고였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사진에 첨부 될 것이다. 역시 사람은 기대를 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
마무리는 역시 쉬샤...무한 숯 리필...적당히 선선한 바람...나름 기분 좋은 하루의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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