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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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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덩이 Aug 17. 2016

[제 9장]

[2016년 8월 4일]

역시....단 한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는 곳이 인도다.
집에 오늘 드디어 가구가 들어온다고 신나 있었다. 물론 호텔 생활이 편하기는 하지만, 계속 호텔에만 머무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드디어 새 가구가 들어오는 집에 들어가서 가구를 맞이하고 있었다. 결혼 하신지 얼마 안되신 팀장님이 신혼집 다시 꾸미는 기분이라고 했을 때는 몰랐는데, 가구가 들어오니까 무슨 느낌인지 대략적인 감은 오고 있다.

그렇게 가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대충 마무리를 지은 상태에서 나는 사무실로 복귀해서 업무를 보고 있는데....가구 정리를 마무리하기로 해서 남아있는 동료가...연락이 왔다...
침대가 왔는데...침대만 왔다고...정말 침대만 왔다고...
침대가 오면 같이 구매한 메트리스, 이불보, 배게, 이불 등이 와야하는데...정말 침대만 온 것이다...
무슨 생각을 하고 일을 하는 애들일까?

전화해서 노발대발 난리를 쳤더니, Oh shit...let me check이라고 한다...철자 하나 틀리지 않고...미리 확인하고 보내야하는거 아냐???
확인하고 10분뒤에 전화와서 주소를 잘 못 찍어줘서 다른데로 배송을 갔다고 한다...이게 말이야 막걸리야?
애초에 우리는 주소지를 잘 못 준적이 없다. 주소지를 잘 못 줬으면, 가구도 잘 못 갔어야지 않나?

White Collar?

뭐 나름 색다른 경험도 했다. 절대 타지 않기로 마음 먹은 툭툭을 탔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다 똑같이 생긴 툭툭이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었다. 잘 보이지도 않은 쥐 똥만한 공간에 NFL 스티커를 붙혀놓던가, 지붕을 하얗게 칠하고 White Collar라고 당당하게 적어서 다닌다. 
여튼 오늘 툭툭을 처음 탔는데, 겉모습과는 달리 엄청 안락했다. 게다가 기본요금은 18루피 (약 300원). Uber와 Ola의 기본 요금이 100루피인 점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 싼 가격이다.

NFL??? 미식 축구를 좋아하는 건 아닐텐데...

자, 이제 단점들이 나올 차례다. 장점은 저 두 가지가 끝이다. 일단 에어컨이 없다. 그래서 기분이 엄청 뜨럽다 (뜨겁고+더럽다). 툭툭으로 흘러들오는 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필터는 콧털 뿐이랄까?
승차감...대박이다. 승차감이 안좋은 차는 보통 노면을 읽는 차라고 한다. 그런데 툭툭은 노면을 읽다못해, 파고 들어가는 수준이다. 그리고 현지인이 아니면 사용하기 어렵다. 영어가 통해야 하는데 영어도 못히고, 더 황당한 것은 내가 GPS를 키고 설명을 해줘야 했다는 것이다. 이게 택시인지 뭔지..여튼 매우 색다른 경험이지만, 어지간하면 피할 것이다. 발암의 요소는 툭툭 이외에도 충분히 많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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