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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 Sep 14. 2020

가난이 지긋지긋한 할머니, 마약판매상이 되다!

영화 <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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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는 가난한 노년의 삶을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꿈도 목표도 없는 노년이 순전히 가난이 지긋지긋해서 마약 판매상이 됩니다. 처음에는 세상 물정 모르는 할머니가 젊은 놈들이 할만한 일에 감히 끼어든다는 텃세를 받기도 하지만 결국 '폴레트'의 힘으로 최고의 판매 실적을 달성하는 장면은 보는 사람에게 짜릿한 감정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스토리도 매력적이지만, <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는 '잘 사는 노년의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더더우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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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없고 딸 가족과는 소원한 '폴레트'에게 다정한 친구들의 우정은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줘요. 나이가 들었을 때 정말 필요한 것은 인생을 함께 살아갈 친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고집불통 '폴레트'가 사람들과 소통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스토리 전반에 걸쳐 세심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매우 잘 만든 영화라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게다가 마약 판매상이 된 이후로 바람잘날 없는 '폴레트'의 일상이 매우 유쾌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즐겁게 보고 싶은 영화를 찾으신다면 <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를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제멋대로 할머니, 근데 그 모습이 밉지만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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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트'는 욕쟁이에 고집불통, 제멋대로인 할머니입니다. 인종에 대한 혐오 발언을 숨 쉬듯이 하고, 맘에 안 드는 놈한테는 손가락 욕도 자유자재로 구사해요. 남편 무덤에 찾아갔을 때, 옆에 있던 조문객이 남편의 사망일인 9/11을 보고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사고가 있었냐고 묻자, 그쪽 아내는 만우절 거짓말 때문에(사망일이 4/1) 죽었냐며 노빠꾸 발언을 서슴없이 퍼붓습니다. '폴레트'의 이러한 모습들이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는 많이 벗어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상하게 이런 모습이 밉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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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진행되면서 결코 변할 수 없을 것 같던 이런 '폴레트'의 모습에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이전에는 만나지 않았던 사람들과 교류하고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하게 되면서 예전에 미워하고 혐오했던 것들이 예전만큼 싫지 않아요. 딸이 흑인 사위와 결혼한 뒤 딸과는 서먹해지고 손자도 미워했는데, 점점 애가 예뻐 보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폴레트'는 나이가 들어 갑자기 찾아온 이런 변화가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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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를 보면 낡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영화 속에서는 '폴레트'를 통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새로운 것에 더 이상 시도하지 않고,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고집은 세지고, 변화는 두려워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해주는듯 합니다. 영화 초반 낡은 모습이던 '폴레트'는 마약 판매상이라는 미지의 직업에 도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낡음에서 벗어나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고집과 혐오로 가득했던 '폴레트'의 발언조차 밉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가 진행되면서 보이는 '폴레트'의 변화 역시 매우 반갑게 느껴지더라고요. 영화 내내 '폴레트'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지면서 다양한 영화에서 조연으로만 쓰이던 할머니 캐릭터가 혼자서도 충분히 재치 있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가난한 노인, 마약 판매상이 되다! 마냥 웃으면서 볼 수만은 없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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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트'는 남편도 직업도 없이 혼자 살아가는 노인입니다. 인테리어는 쓰레기 장에서 주운 물건을 대신하고, 식료품은 시장에서 버린 음식 찌꺼기들을 주워 옵니다. 딸 부부 역시 숨 막히게 가난한 탓에 도움을 기대할 수 없고, 오히려 싫은 손자를 대신 봐주기까지 해야 해요. 결국 미납한 세금으로 인해 전화가 끊기고 물건을 압류당하자 '폴레트'는 마약 판매상이 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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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으로 인해 궁지에 내몰린 '폴레트'가 결국 불법적인 일에 손을 대는 과정을 영화에서는 꽤 유쾌하게 보여줍니다. 노빠꾸 고집불통 '폴레트'의 성격 때문에 웃을 일도 꽤 많고요. 영화는 젊을 때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가난에 시달리는 '폴레트'를 통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은 노년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를 본 뒤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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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판매를 통해 '폴레트'가 돈을 번 뒤에 하는 일들은 일상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세금을 납부하고, 유일한 취미인 CSI 감상을 위해 큰 TV 들여놓고, 나를 위한 선물을 하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는 등 여유가 있다면 소소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요. 영화에서는 '폴레트'에게 돈이 생긴 후, 가난했기 때문에 가질 수 없던 일상의 행복을 누리는 모습이 그리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노년의 가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노년에도 활기차게 일할 수 있고, 인간답게 살 수 있게 젊을 때 어떤 일들을 미리 준비해야 할지 계속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진짜는 낡지 않는다, '폴레트'의 뛰어난 사업 수완에 두 번 놀라게 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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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트'의 경우 젊을 때 직접 사업을 운영했던 경력이 있기 때문인지 새로 시작한 (마약) 사업도 빠르게 성장시킵니다. 사업 상 라이벌들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고, 직원도 두고, 단골들도 많아져요. '폴레트'의 남다른 사업 수완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을 불러일으킵니다. 게다가 '폴레트'의 과감한 행보는 진짜 사업을 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며 사람은 낡아도 실력은 낡을 수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됩니다. 특히 영화 마지막 '폴레트'의 신사업은 진짜 캐릭터가 가진 사업적 감각이 남다르다는 걸 깨닫게 하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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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는 '폴레트'가 궁지에 몰려 마약 판매상이 되는 과정도 재미있게 담겨 있지만, 이 사업을 확장시키는 과정은 더더욱 기발합니다. '폴레트'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활용하여 (마약 사업에)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역시 사람은 자기만의 기술이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더라고요. (이쯤되면 정말 교훈적인 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게다가 <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라는 제목답게 다양한 구움 과자들을 보는 재미가 더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잘 짜여진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 덕분에 별 생각없이 봐도 웃기고 재치 있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폴레트'를 통해 영화에서 생각할 거리를 함께 던져주는 만큼 한 번씩 관심을 가지고 보실만한 가치가 충분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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