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세계관

축알못의 축구예찬 -1

by 도리

요즘 tvn에서 하는 <아스달 연대기>가 이슈다. 나는 방송 전에 티저가 공개됐을 때 정말 부정적이었다.


"저게 뭐야, 분장도 이상하고 내용은 또 뭐야. 고조선보다도 전 시대라고? 진짜 이상한데."


그런데 배우들이 인터뷰한 영상을 보며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사람과 부족이 정말 많이 나와요. 처음엔 좀 어려우실 수도 있는데, 2회까지만 봐 주시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 말이 왠지 내 오기를 자극했다.


"참 내, 드라마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건 뭐람. 시청자가 이해 하기 쉽게 쓰는 게 작가의 능력 아냐?"(투덜투덜)


...하고는 본격적으로 안경을 쓰고 <아스달 연대기>의 인물관계도를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tvn <아스달 연대기> 공식홈페이지 캡쳐

인간이 만든 창작물에서는 세계관도 이 창조된다. 남녀가 나오고 이 이루어지는 똑같은 드라마만 보다가, 아예 새로운 세계관을 접하니 선했다. 나는 눈에 힘을 주고 심각하게 인물소개와 부족 간의 관계도, 새로운 설정을 습득했다.


그리고 첫 방송날, 퍼즐을 착착 맞춰가면서 입을 '헤' 벌리고 몰입 시청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 얘기를 왜 하냐고?


아니~ 좀 어려우실 수도 있는데, 축구의 세계관도 한 번 들려드릴까나 해서. 좀 어려울 수도 있으니, 어려울 것 같은 분은 뒤로 가기를 살포시 누르면 된다.


축구도 인간이 만든 것이라 세계관이 있다. 이 세계관을 이해하고 나면, 매일 똑같던 일상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고 생각한다.(축알못 한정) 축구가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1) K리그 - 우리나라 축구의 꼭대기


K리그는 우리나라의 최상위 프로축구 리그이다. 프로란 그걸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니까,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한다는축구 장인들이 모인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라고 하겠다. 사람들이 K리그를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K리그도 축구선수를 꿈꾸는 사람들이 치열하게 올라온 자리다.


출처: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K리그란 프로 리그인 'K리그1'과 'K리그2'를 말하며, 그 아래로 세미프로(K3, K4), 그 아래로 아마추어 리그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7부의 리그를 정착시켜 실력이 되는 클럽이 프로리그까지 승격할 수 있게 하는 게 우리나라의 목표다.


제일 수준이 높은 'K리그1'는 12개의 구단이 있다. 단, 클럽, 팀은 결국 다 같은 말이다. '수원삼성' 같은 기업구단도 있고, 시민들(도민들)이 모여 투자 '대구FC' 같은 민구단도 있다. 상식적으로는 기업 구단이 더 잘 나가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장이 작아 거의 영광인 경우가 더 많다. 2부 리그인 'K리그2'에는 10개 이 있다.





(2) '1년살이'


축구는 '1년살이'다. 1년을 주기로 돌아가서 보통 '시즌'이라고 한다. 지금은 '2019 시즌 K리그'가 진행 중이다. 한 시즌은 3월부터 11월까지다.


각 팀은 1년 동안 각각 다른 팀과 돌아가며 싸운다. 본거지(홈)에서 싸우기도 하고, 상대 팀의 캠프로 쳐들어가기도(원정) 한다. 홈기가 응원해주는 사람도 많고 익숙해서 아무래도 유리하다. 38번의 경기를 하는데, 매 경기에서 소중한 승점을 쌓아나가야 한다. 기에서 리하면 3점, 무승부면 1점, 지면 0점을 받는다.


33라운드 끝나는 10월경부터는 승점을 기준으로 6팀씩 상위 스플릿과 하위 스플릿으로 나다. 그리고 해당 스플릿 안에서 추가로 5경기를 거쳐 최종순위를 확정짓는다. 상위 스플릿은 더 큰 세계로 나가기 위해 싸우고(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 하위스플릿은 생존을 위해 싸운다(꼴찌는 2부리그로 강등된다). 냉정한 세계다.




(3)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ACL)


이 세계관의 확장 지도는 다음과 같다.


K리그 <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ACL) < 클럽 월드컵(FIFA)


한국을 정복하면 아시아 무대로, 아시아를 정복하면 세계로 나간다. K리그에서는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 3.5개 클럽이 출전할 수 있다. 그래서 상위 스플릿은 3등 안에 들려고 피터지는 전쟁을 하게 된다. 4등은 다른 나라의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러 이겨야만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편의상 3.5개라고 한다.

아시아에서 K리그가 위상이 높기 때문에 출전권이 4개나 주어지는 것이다. 14억 인구의 중국도 4개인 걸 감안하면 엄청난 거다. 호주는 2개, 인도는 1개밖에 안 주어진다.


출전권을 얻은 럽은 음 시즌에 시아 챔피언스 리그와 K리그를 병행하게 된다. '아챔'에서 1등을 하면 클럽 월드컵에 나갈 수 있다.



(4) 클럽 월드컵(FIFA Club World Cup)


우리나라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속해 있고, 아시아축구연맹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속해 있다.

출처: 나무위키 캡쳐

국제축구연맹인 FIFA는 6개 대륙에 지점을 두고 있다. 우리가 속한 아시아, 그리고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북중미, 남미 대륙이다. 각 대륙별로 챔피언스 리그가 있다. 위에서 말한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주관하는 것이다. 대륙별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하면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주관하는 '클럽 월드컵'에 발을 들이게 된다.


며칠 전 초유의 관심을 끌었던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가 바로 '유럽(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었다. 유럽 대륙에서의 최강자를 가리는 경기이니 그 난리가 났던 거다.

만약 토트넘이 이겼다면 우리는 '유럽 강에 오른' 손흥민을 볼 뻔했다. 아쉽지만 리버풀이 승리했고, 이렇게 각 대륙의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한 6개의 클럽이 클럽 월드컵에서 세계 최강을 가리게 된다.


- K리그에서는 전북현대가 2016년에 클럽 월드컵에 나가서 5위에 랭크된 적이 있다.

- 작년에 수원삼성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탈락한 바 있다.



(5) 계화


자, 이런 세계관에서 우리 팀이 세계를 제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잘 하는 선수를 사 와야 한다. 아니면 떡잎이 보이는 어린 선수를 용맹하게 키우든지!


선수를 무한정 데려올 수 있는 건 아니다. 무조건 외국 선수를 데려와서 잘 하는 게 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축구 전반의 발전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외국인 용병 수에 제한(4명)을 두고 있다. 그래서 구단들은 뛰어난 용병을 영입기 위해 힘쓴다.


반대로, 우리나라 선수가 외국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축구는 어느 분야보다 세계화가 활발하다. 내가 좋아하던 선수가 외국으로 진출하게 되면, 얼떨결에 나까지 영어공부를 해야 하기도 한다. 내 세계까지 확장되는 일이다. 선수들이 해외에서 배워와서 국가대표로 소집된다면 우리나라 축구의 수준이 올라가는 길이기도 하다. 우리는 잘 보내주고, 또 잘 키워야 한다.



정말 멋진 세계관 아닌가! 난 이 사실을 알고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축구는 국가대항 월드컵만 있는 줄 알았던 나에겐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으니까!


축구의 무한한 확장성을 이해했다면, K리그부터 한 번 시작해보시라. 멀리 있지 않다. 검색엔진에 'K리그'라고 검색하면 현재 순위와 경기 일정이 다 나온다. 경기는 주로 주말에 한다. 좋아하는 선수가 생기고, 그 선수가 잘 하면 해외로도 나갈 것이다.


좁은 일상의 관심사가 여기저기로 뜬금없이 막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난 축구 보다가 글쓰기까지 왔다니까? 지금은 런던 축구 여행을 위해 전화영어를 신청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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