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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맹희 Dec 30. 2018

잘 먹은 일주일

건강하게 먹으려고 노력은 했습니다만

2018년의 마지막 주가 정신없이 지나가고있다. 

가지마 내 27살.. 정신은 17살에 멈춰있는데 어째서 몸뚱이는 이렇게 나이를 꼬박꼬박 먹고있을까

아쉬워도 할 수 없지. 내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인걸.


이번 주는 크리스마스가 껴있어서 빵집 일이 바빴다. 사실 알바가 할 일이 그닥 힘든 일은 아니지만 기분탓인지 뭔가 힘들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평일엔 채식위주로 먹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고기를 많이 먹고 양심에 찔려 야채도 많이 먹는 미친 식단이 되어가고있는 것이다..!! 

더불어 빵도 많이 먹었다.ㅎ

연말에는 케익 한 판정도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근거없는 보상심리에 취해서 선물로 받은 케익이란 케익은 다퍼먹었다. 대체 인간은 왜이럴까? 빵집에서 케익이 엄청나게 잘 팔린 것 보니 나만 이런건 아닐거라 위로삼아본다.


크리스마스날에 친구가 집에 놀러와서 푸지게 먹었다.

매운족발은 종종 시켜먹는 체인점인데 화끈한 불맛에 부들부들 입에서 사르르 녹는 고기가 아주 맛있다.

그냥 족발은 먹고나면 느끼해서 후회하는데 매족은 매운맛이 강해서 느끼한걸 못느낀다. 

그래서 많이 먹게된다ㅎㅎ 


V의 찰랑이는 머릿결.. 부러웠다

매족을 먹으면서 브이포벤데타를 봤다. 

주인공 V는 내가 맨날 부르짖던 다음 생의 내모습이었다.

나는 항상 사회에 정의구현을 하는 자경단을 꿈꾸는데 이번 생은 피지컬이 안되서 불가능하니 다음 생엔 꼭 2미터 근육인간으로 태어날 것이다라고 농담같은 진심을 다짐한다.

그런 마음으로 200퍼센트 감정이입해서 보다보니 어느새 허공에 주먹질을 열심히 하고있었다. 친구는 그런 나를 매우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에 빠질 수 없는 쿠키. 달고 맛있지만 너무 달아서 양심상 위에 장식을 떼고 쿠키부분만 먹었다.

그리고 친구가 귀여운 산타양말에 젤리랑 초콜렛, 색색깔 양말을 가득채워서 선물로 줬다.ㅠㅠ

나는 아무것도 준비 안했는데 미안해서 평소보다 더 맛있게 먹어주기로했다. 


후식으로 사장님이 주신 초코케익도 먹었다. 너무 달지 않고 시트가 폭신 촉촉해서 나 혼자 레알 한판 다먹을 수 있음. 하지만... 참도록 한다...



2차로는 부산행의 원작이라는 서울역을 봤다. 한국산 좀비 애니메이션.. 작화가 신선하고 생각보다 괜찮았던 반면 내용은 전혀 내 취향이 아니었다. 결말이 아주 읭스러운... 

그리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서울에서 좀비사태가 일어나면 제일 먼저 죽어서 좀비가 되야지.. 괜히 애매하게 살아남아서 워킹데드 찍다가 고통스럽게 죽느니 제일 먼저 좀비가 되서 포식자가 될 것이다. 


내가 만든 브로콜리 파스타

아침으로 만들어 먹은 브로콜리 파스타. 요즘은 시판 소스가 너무 잘 나와서 파스타 만들어주고 생색내기가 아주 쉽다.

야채손질을 열심히 하는 척 하다가 볶을 때 시판 소스를 한 봉지 때려박고 그릇에 예쁘게 담아서 만드느라 힘든 척하며 내오면 완벽한 식사 대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친구가 옆에서 만드는 과정을 다 봤기 때문에 생색내기에 실패했다.



엄마는 고기를 별로 안좋아하신다. 우리집은 고기반찬이 굉장히 드물게 나오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엄마는 닭고기를 혐오해서 절대 해주지 않는다. 아주 어릴적에는 생일이라고 엄마가 오븐에 각종 향신료를 뿌려서 기름 쪽 뺀 닭요리를 해주셨었는데 그것이 집에서 먹은 닭요리의 첫 기억이자 마지막 기억이다.


엄마 말로는 어릴 적 외할머니 따라서 시장에 갔다가 닭 목치는 장면을 보고 닭을 못먹게 됐다고 한다. 그 말을 처음 맛보는 엄마의 닭볶음탕이라고 행복해하며 먹으려는 내 앞에서 꼭 해야했을까?

애써 상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먹었는데 의외로 매콤하고 넘나 맛있는 것... 인간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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