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 식당에 초밥 먹으러 오세요”
어린이의 초대장
(슬기 아이의 이름은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슬기가 하원 시간에 다가와서 말을 건넨다.
“선생님, 우리 중국 식당이 초밥 식당으로 바꿔졌어요. 선생님도 와서 먹으면 좋을 것 같아요. 초밥 진짜 맛있어요.”
“선생님도 초밥 좋아하는데 식당 이름이 뭔데?
“식당 이름이 생각이 안 나요…
내일 엄마한테 꼭 물어볼게요. 선생님이 우리 식당에 꼭 놀러 왔으면 좋겠어요. 저는 계란 초밥이 제일 맛있어요. 제가 엄마한테 선생님 맛있는 서비스도 달라고 할게요. “
다음 날 아침 슬기는 가방에서 주섬 주섬 종이 5장을 꺼낸다.
식당 이름이 적힌 아이의 쪽지“슬기야. 이게 뭐야?”
“선생님. 어제 엄마한테 물어봐서 우리 식당 이름 적어왔어요. 엄마가 다른 선생님들하고 우리 식당 같이 오라고 써주셨어요.”
슬기는 종이 1장은 담임 선생님께, 4장은 2층 다른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선생님들께 포스틱을 건넨다.
“선생님도 우리 초밥 식당에 놀러 오세요.”
슬기는 식당을 이야기할 때마다 눈이 반짝거렸다. 슬기가 이렇게 식당 홍보에 이렇게 진심일 줄은 몰랐다.
“선생님이 지금은 많이 바빠서 학예회 끝나고 갈게”
“선생님. 저랑 약속해요. 약속!”
그다음 날에도 그 다 다음날에도 슬기의 식당 홍보는 계속되었다.
학예회가 끝나고 드디어 슬기와의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식당에 가니 환한 웃음을 하고 계시는 어머님이 반겨 주셨다.
“어머. 하하. 이게 웬일이야. 슬기 선생님 오셨네요.”
“슬기가 초밥 엄청 맛있다고 해서요. 슬기랑 했던 약속 지키려고 왔어요.”
슬기가 어머님을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님 옆에서 웃고 계시는 아버님의 보조개는 슬기와 똑같았다.
같이 갔던 동료가
“우리 거기 가서 도대체 무슨 이야기해야 해?”라고
물어봐서 “조용히 초밥만 먹으면 돼”라고 말했다.
연어, 광어 초밥, 모둠 초밥, 모둠 튀김을 주문했다.
식당 분위기는 초밥 집에 맞게 일본 오사카 느낌이 많이 났다. 지하 식당이었지만 이미 몇몇 테이블에 사람이 있었다.
주문했던 광어, 연어 초밥이 입 속에 사르르 녹았다. 식감은 탱탱했고, 신선했다. 모둠 초밥도 순식간에 없어졌다. 튀김은 생선, 오징어, 어묵 등 랜덤이었는데 바삭거림과 따뜻함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6살 슬기가 식당 홍보에 왜 그렇게 진심이었는지
음식을 먹으면서 어린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씩 먹고 있는 중에 다시 어머님이 오시더니 작은 그릇을 건네셨다. 메뉴판에 없는 음식이라고 하시더니 서비스라고 하셨다.
“선생님들 부담될까 봐 종이에 식당 이름 안 쓰려고 했어요. 슬기가 계속 써달라고 해서요. 그리고 슬기가 우리 선생님 오면 꼭 서비스 줘야 한다고 하네요.”
입에 넣고 나서 서비스 초밥이 지금껏 먹어봤던 어떤 초밥보다 맛있었다. 입 안에 초밥의 싱싱함과 건강함이 사르르 녹아들었다. 슬기가 홍보에 진심일 수밖에 없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슬기의 홍보로 인해 맛있는 초밥을 먹고,
계산을 하면서 슬기의 부모님께 감사함을 전했다.
다음날 아침 옆 반 선생님한테 슬기가 등원 차량 타자마자 담임 선생님이 가족 식당에 왔었다고 떠들면서 자랑을 했다고 한다.
유치원에 도착한 슬기는 외투와 가방을
정리하기도 전에
“선생님, 어제 우리 식당 왔잖아요.
엄마가 일 끝내고 선생님이 왔던 장면 cctv로 보여줬어요. 초밥 맛 어땠어요?”
“슬기야. 초밥 진짜 맛있어서 깜짝 놀랐어. 좋은 식당 소개해줘서 고마워.”
“선생님, 우리 엄마 옆에 있던 보조개 들어갔던 남자
우리 아빠예요. “
“식당 들어가자마자 슬기랑 보조개가 똑같아서 슬기 아빠인 것 바로 알았어.”
슬기가 말을 듣고 해맑게 웃는다.
“선생님이 우리 식당 와서 너무 좋아요.
다음번에도 우리 식당에 놀러 오세요.”
* 싱그러운 캐나다의 삶을 인스타로 많이 공유할 예정입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놀러 와주세요! 감사합니다
@canada_hae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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