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명 함께 다낭 자유여행
총 18명이서 함께 베트남 다낭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어른 10명, 중학생 2명, 초등학생 2명, 유아 4명. 2017년의 하와이 여행 때보다 유아 2명이 더 늘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나 자유 여행이었다. 웬만한 패키지 상품 1개를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이긴 하지만 유아가 많으니 제약도 많고, 무엇보다도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싶으면 자유 여행 아니면 답이 없다. 비록 다시는 준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준비는 내 몫이었다. 결과적으로 즐거웠으니 다행이다.
처음 해외로 가족 여행을 갔던 것이 2014년의 사이판이다. 당시에 13명. 이후 2017년에는 하와이에 갔고 그땐 16명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더 늘어서 18명이 됐다. 어렸을 때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족 구성원 각자가 커가는 것이 전부였다면 이제는 사람 수가 늘어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이긴 한데 여전히 참 신기하다. 사진을 보니 더 체감이 된다. 아마 이제 더 늘어날 일은 없을 거다. 줄어들 수는 있어도. 생각만 해도 슬픈 일이지만 생로병사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으니, 이제 그런 것을 생각할 나이가 됐나 보다.
늘 처음이 힘들다. 한 번 가족 여행을 잘 다녀오고 나니 우리 모두 자연스레 다음 가족 여행을 꿈꾸게 되고, 그것에 시간과 돈을 과감하게 투자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벌써 세 번째다. 다음 여행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때도 즐겁게 갈 수 있겠지?
가족이라고는 하지만 성장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다들 떨어져서 살다 보니 함께 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이렇게 가족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가 그래서 더 소중하기도 하다. 확실히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수인이와 원영이가 할머니/할아버지와 더 친해지고, 고모/고모부 및 다른 사촌들과도 더 친해진 것을 느끼게 된다.
수인이도 크고 사촌인 수현이도 크면서 자연스레 두 아이가 함께 즐기는 시간이 늘어났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둘이 손을 꼭 잡고 여기저기 다니는 것을 보면 참 흐뭇하고 뿌듯했다. 아직 언니라는 개념이 없는지 수현이가 "수인아~"라고 하면 "수현아, 수인이 언니라고 해야지."라고 알려주곤 했지만 아무렴 어떠랴. 둘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한 거지. 하와이 때만 해도 수현이는 걷지도 못했고 수인이도 말을 잘 못하던 때라 그냥 각자 아빠 엄마에게 매달려만 있었지만 이제는 둘 다 서로를 도와주며 능숙하게 잘 논다. 역시 이래서 또래가 중요한 가 보다. 두 아이가 커가면서 함께 보낼 많은 시간들이 기대가 된다.
베트남 다낭의 9월은 아직 많이 더웠다. 어른 역시 더워서 지치고 짜증이 날 정도라 안 그래도 평소에 땀이 많은 원영이가 가장 걱정됐지만 우리 아들은 아빠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굉장히 잘 지냈다. 얘는 정말 여행 체질인가 보다. 다행이고 고맙다. 너 덕분에 아빠는 아무 걱정 없이 즐겁게 여행을 다닐 수 있어서 좋아.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봐온 예인이, 호준이, 경균이, 예지. 이렇게 어린이 4인방도 어느새 이렇게 많이 컸지 하고 깜짝 놀랐다. 볼 때마다 쑥쑥 크니 세월이 무상하기도 하고, 그만큼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아이들이 있고 성장하는 것을 보다 보면 이렇게 나이 먹는 것이라면 괜찮구나 하는 생각도 함께 들고. 건강하게 살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우리 아이들과 조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살다 보면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없다. 언제든지 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은 하기 쉽지만 그것을 할 기회가 금방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점점 나이 들어가는 우리 엄마 아빠, 두 분과 함께 여행을 가서 미소를 볼 시간도 생각보다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 전에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이제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서 더 무리를 해서라도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족 여행을 가려고 한다. 결국 세상에서 가장 비싼 건 그 어떤 것보다도 시간이다. 시간을 살 수는 없으니 있을 때 많이 누려야지.
다낭 해변이 보이는 루프탑 호텔에서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뷔페식으로 모두 함께 여행의 마지막 저녁을 먹었다. 여전히 덥고 습하긴 했지만 그래도 해가 져서 선선해진 상황, 분위기 좋은 호텔 옥상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우리 모두 마지막 밤을 만끽했다. 엄마와 아빠 역시 즐거우셨는지 사진 속에서 활짝 웃으셨다. 이 웃음 오랫동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가 될지 모를 유씨네 다음 가족 여행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그때쯤이면 수인이와 원영이는 또 얼마나 커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