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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격감성허세남 Sep 28. 2022

SOVAC과 삶의 의지


지인의 소개로 SOVAC 2022라는 행사에 다녀왔다. Social Value Connect의 약자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단체, 투자사, 사회적 기업 등이 모여서 진행하는 일종의 컨퍼런스다. 2019년에 처음 개최됐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못 하다가 3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열린 것이라 한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비대면이 활성화된다 해도 이렇게 사람들이 직접 모여서 오프라인에서 행사를 해야 더 기억에 남고 의미가 있는 건 확실하다. 아직 기술이 그만큼 발달하지 못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별다른 소속도 없이 개인 참가자로 참가비를 적당히 냈다. 모든 참가비는 결식아동을 위해 기부가 된다고 했다. 진짜 그런 지는 내가 알 수 없지만 믿는 거다. 그렇게 하겠지, 그런 것조차 믿지 못하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겠어. 그래도 덕분에 참가비 내는 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 본인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제시하면서 사람들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환경 문제(특히 플라스틱), 지역 상생 문제, 아이들 문제, 소외 계층 문제, 각종 협력 문제 등 주제도 정말 다양했다. 그런 것들을 보고 있자니 왠지 힘이 났다. 여기에 나온 곳들 중 몇 년 후까지 남을 수 있는 기업은 얼마나 될지, 다들 성과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은 얼마나 될지, 그리고 낭만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겪는 문제점들은 또 얼마나 많을지,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이 자연스레 떠오르긴 하지만(늙었나 보다…) 그런 생각은 금세 지워버리고 일개 관람객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즐겼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리고 해야 하는 건 그들을 응원하는 것일 게다. 어쨌든 무언가를 결고 열심히 하고 있는 건 그들이니까.


이런 행사에 오면 그 주제가 뭐냐, 성과가 어떤가를 떠나 괜히 힘이 난다. 각자 자리에서 정말 열심히 하는 스태프들과 참가자들을 보면 괜히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의지도 더 생긴다. 어차피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내용은 한 두 가지다. 하지만 사람들의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이런 행사에 참여하는 게 좋다. 그저 멍하니 보고만 있어도 괜히 힘을 얻는다. 아이디어보다도, 계획보다도,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누가 하는가 라는 것을 날이 갈수록 깨닫는 요즘이다.


문득 <바쿠만>이라는 만화가 생각났다. 만화가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는 두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열정’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면 항상 그 만화가 생각난다. 내가 만화를 그릴 능력도 없지만 그 당시에 그 만화를 보면서 다른 분야라도 나도 더 모든 것을 걸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었다. 다만 그 결심이 오래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건 함정. 그래서 수시로 새롭게 힘을 얻어야 한다. 사람은 그렇게 나약하지만 동시에 그 나약함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를 지닌 존재이기도 하다. 자극이 될만한 이런 행사는 기회가 될 때마다 자주 참여하고자 한다. 내 삶의 의지에 가끔씩 연료를 채워줘야지.


SOVAC 2025 많은 사람들이 다시 참여해서 3 동안 이렇게 많은 결과를 냈다고 열심히 홍보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그걸 봤으면 좋겠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점점 많아지는 요즘 시대, 해결의 첫걸음은 결국 관심이다. 가장 좋지 않은 건 악플이 아닌 무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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