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여행에 다녀온 뒤로 올리브유에 빠져있다. 그 계기가 포르투갈 포르투였다. 이탈리아에서는 아침 일찍 나가서 에스프레소랑 간단한 빵류로 아침을 먹는 게 일상이었는데 포르투갈로 가니까 아침 일찍 그렇게 여는 곳이 잘 없었다. 뭐라도 먹어야 했기에 슈퍼마켓에 가서 샐러드랑 치즈랑 간단한 시리얼 종류를 샀는데 그때 드레싱을 뭘 할까 하다가 올리브유를 사봤다. 작은 병이 없기에 큰 병으로 사서 뭐 별로면 버리고 가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웬걸! 엄청 맛있는 거다. 향긋하고, 적당히 느끼한 감도 있고, 부드러웠다. 평소에도 샐러드드레싱을 별로 안 좋아하긴 해서 서브웨이 가도 올리브유랑 식초 정도만 뿌려서 먹곤 했지만 올리브유를 이렇게 집중해서 먹어본 건 의외로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딱 내 취향이었다. 당연히 남은 올리브유도 가지고 와서 계속 먹고 있는데 질리지 않는 맛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고 그렇다 보니 여기저기서 올리브유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중해식 식단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보이고. 아니 이건 사실 원래부터 많았는데 이제야 보이기 시작하는 걸 거다.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디딘 것 같아 왠지 뿌듯하다. 이른바 유러피안 스타일. 오늘 아침도 유러피안 스타일이다. 평소에 먹던 뮤즐리 대신에 통밀 100% 건과일 빵을 곁들였다. 음.. 만족스러운 아침 식사. 예전에 언어 교환을 잠깐 했던 미국인 친구가 나보고 그랬었다.
"너는 취향이 참 유러피안 같아."
에스프레소도 좋아하고, 홍차도 좋아하고, 바게뜨 같은 딱딱한 빵류 좋아하고. 그래서 그랬었던 것 같기도 한데 그땐 그 사실보다는 미국인도 유럽 쪽 스타일을 본인들과 다르게 해서 부르는구나 하는 게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유러피안 스타일은 뭘까? XX 스타일이라고 하는 말들이 많지만 사실 명확한 정의는 없는 것 같다. 모두가 애매하게 이야기하지만 그런데도 각자가 큰 틀에서는 동일하게 이해하는 게 언어의 매력이기도 하다. 유러피안엔 올리브유와 커피가 들어가면 되는 건가, 아니면 고기보다 다른 게 들어가면 되는 건가. 유럽에서도 고기는 많이 먹던데. 지금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유러피안 스타일은 마음에 든다.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올리브유가 맛있고, 그게 나에게 유러피안 스타일이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