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는 웬만하면 일부러 걷는 편이다.
총 1.5킬로미터 정도로 그리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걷다 보면 잠에서도 확 깨고, 상쾌하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운동이라도 되니
여러모로 도움이 되긴 한다.
오늘 아침에도 회사 근처를 걸으면서 오고 있는데
문득 이 길 끝이 회사가 아니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지나쳐서 계속해서 걷는 거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무작정 앞으로 앞으로.
걷는 건 참 정직하다.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다가,
2단계로 조금 후엔 지겨워지고,
3단계로 아무 생각이 없는 지경에 빠지게 되고,
4단계로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한계를 넘어선 때.
3단계와 4단계의 그 느낌이 좋아서 계속 걷는 것 같다.
가끔 잉글랜드 북부 레이크 디스트릭트가 그리워.
눈 덮인 들판을 나 혼자서 며칠이고 걷고 또 걸었던 그때.
일상이 무료할 때 특히 더욱 그렇다.
그러다가 또 무료한 일상이 그리워질 거면서.
사람이란 참 묘한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