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ㅣ 5년 뒤면 많은 것이 변할 줄 알았지.
ㅣ작가의 말ㅣ
진심과 진심이 맞닿는 소통의 방식을 좋아합니다. 그 방식이 글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사색하는 것과 행복을 발견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그 방식 또한 글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작가 본인은 매우 평범하고도 때로는 연약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 '진심이 오고 가는 글'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ㅣ프롤로그ㅣ
벌써 서울살이 5년 차다. 지방에서 올라와 첫 자취를 시작했던 2020년 9월, 그때에는 5년 뒤이면 아주 많은 것이 바뀔 거라고 생각했다. 막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이 생기면서 걱정과 기대를 한가득 싣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때와 비교해서 나의 서울살이 5년 차의 모습은 어떠한가. 하나하나 되짚어보면 그래도 작은 변화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취방의 크기이다. 2년 전, 7평 원룸에서 10평 투룸으로 이사했다. 처음에는 7평 원룸이 너무 자유롭고 세상 편안한 공간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거실이라는 공간이 꼭 갖고 싶어졌다. 그 욕구가 최대로 차올랐을 때 즈음, 동생이 언니인 나와 살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놀랐다. 나는 원체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으로, 혼자 자취하면서도 동생이랑 살고 싶다는 생각을 당연스레 해봤다. 그러나 동생은 달랐다고 생각했다. 동생은 외로움을 잘 느끼지도 않는 듯했고, 워낙 세심하고 예민한 나의 성격과 달리 쿨하고 둥글한 성격이기에 나랑 같이 살고 싶다고 할지 예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가 성인이 되어 이렇게 둘이서 같이 살 수 있는 기회가 언제 있겠는가 하는 생각에 매우 적극적으로 두 명이 방 하나씩 따로 쓸 수 있으면서도 2년 동안 모은 작디작은 예산에 걸맞은 투룸을 미친 듯이 찾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내가 가진 예산에 걸맞은 투룸 찾기는 굉장히 어려웠다. 어렵다는 것을 알고 시작했지만, 생각보다도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원하는 조건은 방 2개가 모두 침대가 들어갈 수 있을 것, 해가 잘 들 것, 이전에 살았던 사람이 어느 정도 관리를 잘하고 있는 집일 것, 이 정도였다. 그런데 웬걸. 첫 번째 조건을 충족하는 집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내 예산으로는 투룸을 찾아도, 방이 너무 작아 딱 드레스룸 혹은 창고로 써야 할 것 같은 투룸이 많았다. 그렇게 3개월에 걸쳐 퇴근 후에 무조건 방 보러 가는 삶을 산 끝에, 지금 우리 자매가 살고 있는 아담하고 편안한 투룸에 정착했다.
성인이 되어 자매가 함께 살아본다는 것. 4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초등학교 고학년 때 외에는 항상 학교도 같이 다닐 수 없었고, 내가 고등학교 때 기숙사에 들어간 후로는 일상적인 추억은 거의 없었다. 이제 와서야 우리 자매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고, '가족끼리 같이 산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앞으로 나의 평범하고도 때로는 아주 연약한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것들을 글로 적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