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랜만에 쓰는 글입니다. 궁금해하실 분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요즘 제 근황은 이래요. 저는 요즘 일에 파묻혀 삽니다.
평소에 출근하면 하루에 5건 이상은 포털 뉴스를 읽고 더 시간이 남으면 (남편이 싫어하는) 네이트판 글을 읽거든요. 이게 은근히 재미있어요. 주작이니 뭐니 댓글 읽는 재미도 있고요 제 생활과 비교하며 내가 더 낫다며 자위를 할 때도 있죠.
이렇게 하면 돈 받고 일하는 회사에서의 시간을 허투루 썼다는 기분이 들어요. 많은 수의 회사원들이 이러지 않나요? 허투루 쓰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유일한 시간인 셈이죠.
요새는 출근하면 오로지 일만 해요. 그래서 남들만큼 심한 야근도 하지 않는데도 정신없이 바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마음에 여유가 없습니다.
퇴근 후 집에 오면 멍하게 넷플릭스만 봅니다. 영화를 좋아하긴 해요. 도장깨기 마냥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찾아서 하나씩 보고 그걸 왓챠에 기록하죠. 고등학생 때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인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오렌지가 넷플릭스에 있더군요. 조금 보다 말았는데 오늘 저녁엔 다시 볼까 봐요.
요즘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가 좋아요. 넷플릭스에서 그랜토리노를 보고 밀리언달러베이비를 봤죠.
침대 머리맡에는 새로 산 책 세 권이 놓여있어요. 전부 읽다 말았어요. 한 권도 끝까지 읽지 않았습니다. 게으르죠. 어째 시간이 지날수록 더 게을러지는 거 같아요.
실은 요즘 글도 못 쓰겠어요. 이 '브런치'가 좋은 점은 내 글을 누군가 읽어줄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는 것이죠. 좋지 않은 점도 있어요. '좋아요'가 눌리는 횟수에 반응하게 된다는 점이죠. 대형 포털에라도 글이 소개되면 몇만 건의 조회수를 쉽게 올릴 수 있는데 그럼 기분이 좋기는 하더군요.
물론 글쓰기에 가장 필요한 건 꾸준함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요새 읽다 만 책 중 한 권이 '우울할 땐 뇌과학'이에요.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작은 목표라도 세워놓고 그걸 성취하며 자기만족을 느끼는 걸 상승 나선으로 설명하더군요. 그래서 욕심내지 않고 일주일에 하나씩 글을 써보자고 목표를 세웠습니다. 물론 그걸 바로 실행하진 않았어요. 오늘부터.. 노력해볼까 합니다. 이 글이 그 노력의 첫 단추가 될 거예요.
글 쓸때 사용하려고 산 무선키보드도 오랜만에 외출했습니다.
주말에 늘 놀아주던 남편은 요즘 일 때문에 많이 바빠요. 혼자 놀아야 하죠. 그래서 출근하는 길에 집에서 조금 떨어진 카페에 내려달라고 했어요. 커피를 조금 마신 후 천변을 따라 집까지 걸어가 보려고요. 몸을 움직이고 햇빛을 쐬면 저를 지배하는 게으른 기운도 조금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그래요. 이 짧은 글 하나 쓰는 도중에 벌써 커피가 바닥을 드러냈네요. 이제 슬슬 일어나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