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육아 이후 단비 같은 휴식시간입니다.
저번주에 만든 초코 컵케이크를 냉동실에서 꺼내놓고선 지금 '도넛 킬러'에 왔다.
말차맛 도넛이 먹고 싶었는데 판매하고 있지 않아 쇼콜라 도넛을 시켰다.
실은 바로 전까지 짬뽕지존에서 짬뽕 곱빼기를 먹곤 "배불러" "와 너무 많이 먹었잖아"를 외치다 온 참이다.
정말 밥배와 디저트배는 다른 것인가?
다른 것 같다.
남편 바리는 꼬마 마리를 데리고 영화관에 갔다. 그들은 저번에 본 똑같은 영화 '베베핀'을 보러 갔고, 나는 러닝타임 한 시간 반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혼자만의 자유를 얻었다.
남편의 토요일 24시간 당직에 맞춰 꼬마 마리를 24시간 밀착육아를 한 피로도가 생각보다 높다.
피곤하다. 커피가 없으면 정말 매일 어떻게 버텼을까?
카페(도넛킬러)에서 oasis 음악이 연속으로 나온다.
생각보다 후줄근한 카페 인테리어 때문에 앉을까 말까 고민했던 것이 조금 상쇄되는 기분.
다음 플레이리스트를 주목해 보겠으.
나이가 드는 증거 중의 하나가 플레이리스트가 미래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점인데 나 역시 그러하다.
아니 요새는 한국음악, 한국영화만 찾게 됐다는 변화도 있다. 집중해서 듣고 자막을 읽는 것이 생각보다 피로도가 높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날씨가 더워 생크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옆동네 마트에서 유지방 35%라고 쓰여있는 외국 휘핑크림을 하나 구입했다.
지난 주말엔 정말 오랜만에 쿠키가 아닌 제누와즈를 구웠다. 집안에 유통기한 임박 및 조금 지난 제품 모조리 다 꺼내서 초코맛 진득한 제누와즈 완성.
꽤나 정신없었는지 사진도 한 장 남기지 못했다.
어젯밤엔 오랜만에 엄마 영을 떠올리며 펑펑 울었다.
요 며칠 손예진이 나오는 '서른, 아홉'이란 드라마를 몇 편 봤는데, 아무래도 그 드라마 탓인 것 같다.
주인공 중 한 명이 췌장암 4기, 여명이 6개월 나온 시한부로 나오기 때문이다.
엄마 영이 저 드라마를 봤던 기억이 난다. 대체 어떤 기분으로 드라마를 봤을까? 자신과 같은 시한부 인생이 나오는 드라마를 볼 땐 어떤 기분이었을까.
'서른, 아홉'을 정지시켰다 플레이했다 정지했다 플레이했다를 여러 번 반복하다 결국 껐다.
영이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영이 저 드라마를 보고 있던 모습이, 마지막 내 목소리에 엄마가 눈을 슬며시 떴던 장면이 자꾸 생각이 난다. 울음의 상자를 열어버릴까 봐 겁이 나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영을 떠올리는 것으로 인해 내가 아플까 봐 두렵다.
피곤하다. 핸드폰에 광고/홍보라고 적힌 전화가 온다.
입추가 지나서인지 아침저녁으로 조금 서늘해졌다.
카페의 음악이 멈췄다. 아니? 웬 트로트가 나오네?
이곳 음악 스펙트럼 대단한걸.
이제는 버즈를 끼고 내 음악을 들어볼까.
카페의 oasis가 쏘아 올린 브릿팝에 대한 추억을 담아 유치하게(?) blur를 플레이해 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