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네일에 보이는 노란색은 서로 다르답니다.
※ 해당 글은 PC로 읽을 때 편합니다.
2021년 9월 시행한 커피전문점 브랜드 평판1)에서 총 30개 브랜드 중 메가커피는 3위, 빽다방은 5위를 차지했다. 컴포즈커피는 평가에 포함되지 않아 순위에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저가 커피 삼대장은 메가커피, 빽다방, 컴포즈커피이다. 이전에는 의식하지 못했는데 최근 그들의 공통점이 눈에 띄었다.
세 브랜드 모두 ‘노란색’을 브랜드 컬러로 사용한다. TinEye3)로 각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있는 브랜드 로고 색깔을 추출해 보았다. <그림 1>의 왼쪽부터, 메가커피의 노란색은 #f9cf00, 빽다방은 #fce50a, 컴포즈커피는 #fcd802를 사용한다. (단, 각 브랜드의 공식 브랜드 컬러가 아닐 수 있음을 밝힌다. 왜냐하면 동일 브랜드 이미지라도 배경색 유무에 따라 #fxxxxx 배열이 다르게 나왔기 때문이다.)
매장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이다. 메가커피, 빽다방, 컴포즈커피를 사러 갈 때마다 노란색이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긴다. 세 브랜드의 노란색 벽과 간판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마치 ‘옐로카펫’ 같다.
성동구에 위치한 초등학교 주변에는 옐로카펫이 깔려있다. 옐로카펫은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횡단보도 근처, 어린이 보호구역 도로를 노란색으로 색칠한 것이다. 마치 꺼지지 않는 가로등처럼 낮이든 밤이든 노란빛을 밝게 비춘다.
제일 자주 가는 메가커피 매장 바로 앞에는 횡단보도가 있다. 곰곰 생각해보면 근처 빽다방 앞에도 횡단보도가 있다. 가끔 가던 컴포즈커피 앞에도 횡단보도가 있는데! 혹시 다른 매장도 횡단보도 근처에 있을까? 저가 커피 삼대장은 ‘어른들의 옐로카펫’인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또 조사해봤다.
하단의 표 3개는 저가 커피 삼대장의 매장을 네이버 지도에서 조사한 결과이다. 조사 기준은 다음과 같다.
(지점 위치 가나다 순으로 오름차순 정렬)
범위 : 우리 집 기준 반경 약 5km 이내 (± 100m)
거리 측정 :
1) 매장과 가장 가까운 횡단보도와의 거리 계산 (네이버 지도의 ‘자’ 활용)
2) 횡단보도까지 길가를 따라 걸었을 경우를 가정하여 측정 (일직선 상의 거리 측정 아님)
3) ± 3m 오차가 있을 수 있음
4) 100m 이상 떨어졌을 경우, 평균을 왜곡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목록에서 제외함
메가커피 요약 (48개 지점)
1) 평균 거리 : 28.3m
2) 최댓값 : 97m
3) 최솟값 : 1m
4) 중윗값 : 16m
5)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 개수: 38개
빽다방 요약 (36개 지점)
1) 평균 거리 : 36.5m
2) 최댓값 : 89m
3) 최솟값 : 3m
4) 중윗값 : 34m
5)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 개수: 32개
컴포즈커피 요약 (25개 지점)
1) 평균 거리 : 27.6m
2) 최댓값 : 63m
3) 최솟값 : 1m
4) 중윗값 : 24m
5)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 개수: 15개
전체 매장과 횡단보도 사이의 평균 거리는 약 30.8m이다. 그리고 횡단보도에 보행자 신호등이 있는 비중은 메가커피 84.4%, 빽다방 88.9%, 컴포즈커피 60%이다. 횡단보도의 신호등과 노란색 매장. 이 둘을 함께 바라보니, 노래 하나가 떠오른다.
붉은색 푸른색 그 사이 3초 그 짧은 시간
노란색 빛을 내는 저기 저 신호등이
내 머릿속을 텅 비워버려 내가 빠른지도
느린지도 모르겠어 그저 눈앞이 샛노랄 뿐이야5)
가수 이무진의 <신호등>이다. 붉은색과 푸른색 신호는 비단 자동차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횡단보도 근처 ‘딜레마 존’, 자신의 달리기 실력을 믿었지만 아쉽게 건너지 못한 적 모두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건널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체감상 꽤 길다! 우리 동네는 1분 30초 ~ 2분이 걸리기도 한다.
2015년 측정한 우리나라 남녀 19 ~ 64세 50m 달리기 평균6)은 각각 9.4초, 11.6초이다. 횡단보도와 매장까지 평균 거리는 약 31m. 50m보다 20m 더 짧지만 걷는 속도는 느리다. 그렇다면 횡단보도에서 매장까지 약 11~13초 정도 걸리지 않을까?
주문하는데 10초, 바리스타가 커피 만드는 데에 1분 내외, 왕복 거리 약 30초가 걸린다고 하자. 매장까지 갔다가 커피 한잔 들고 다시 횡단보도로 돌아오는 시간은 총 1분 40초. 도전해볼 만하지 않은가? 앞으로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다 노란색 커피숍을 보면, 이런 <신호등> 노래가 떠오를 것이다.
붉은색 푸른색 그 사이 2분 그 꽤 긴 시간
노란색 빛을 내는 저기 저-가 커피숍이
내 마음 속을 꽉 채워버려 몸이 더운지도
추운지도 모르겠어 그저 눈앞이 샛노랄 뿐이야
이제 신호등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서 위험하게 뛰지 말자. 아깝게 횡단보도를 놓쳤을 때에도 "헉헉" 숨을 차며 아쉬워하지 말자. 대신 주변을 살펴 ‘어른의 옐로카펫’, 저가 커피 삼대장을 찾아보자. 커피 한 모금으로 기운을 차릴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커피를 사다가 운이 나쁘면 횡단보도 시간을 또 놓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 우리 손에는 커다란 커피 한 잔이 있을 텐데! 입천장을 델까 봐 따뜻한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아이스커피는 한입에 다 마셔 버릴까 봐 남은 커피를 체크하며 마시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건널 차례가 올 것이다.
<요약>
1. 메가커피, 빽다방, 컴포즈커피는 모두 노란색을 브랜드 컬러로 활용한다.
2. 저가 커피 삼대장과 횡단보도 사이의 평균 거리는 약 31m이다.
3. 2015년 측정 기준, 대한민국 국민의 50m 달리기 평균 기록은 10.5초이다.
4. '옐로카펫'은 어린이 교통 사고 예방을 위해 횡단보도 근처를 노란색으로 칠한 것이다.
5. 저가 커피 브랜드의 노란 인테리어는 마치 '어른들의 옐로카펫'처럼 느껴진다.
P.S. 해당 글은 개인의 호기심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저가 브랜드 커피 홍보를 위한 글이 아니다.
<출처>
1) 김수아 기자, <커피전문점 브랜드평판 9월 빅데이터 분석 1위는 스타벅스... 2위 투썸플레이스, 3위 메가커피 順>, 빅데이터뉴스, 2021년, http://cnews.thebigdata.co.kr/view.php?ud=2021090608364192807d270612f_23
2) 각 공식 홈페이지 - 메가커피 / 빽다방 / 컴포즈커피
3) 색 추출 및 조합 분석 사이트 TinEye.com
4) 성동구청, <성동구, 모든 초등학교에 옐로카펫 깔았다>, 2018, https://www.sd.go.kr/main/selectBbsNttView.do?key=1477&bbsNo=188&nttNo=261202
5) 이무진, <신호등>, 2021
6) 통계청, <50m 달리기 변화: 성인 남성> & <50m 달리기 변화: 성인 여성>, 2016, https://bit.ly/3tPdp3D, https://bit.ly/3GYMupD
[다음편 예고] 저가 커피를 좋아하지만 정말 맛있는 커피가 먹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