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시간은 창업자만 지켜야 하는가.
질의응답 시간은 창업자를 위한 것인가, 심사위원을 위한 것인가.
10분 주어진 질의응답에서 첫 질문자가 7분을 쓴다.
나머지 평가자는 들러리가 된다.
질문이 길어지면 통찰이 깊어진다고 믿는가.
말이 길어지면 생각이 깊어지는가.
질문을 했다면, 답을 듣는다.
듣고, 평가한다.
평가는 평가일 뿐이다.
답을 고쳐 쓰게 하는 것이 아니다.
평가를 빌어 멘토링을 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때때로 학생창업자에게는 덕담을 해야 한다는 착각도 있다.
창업자는 격려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다.
평가자는 조언자가 아니다.
평가자는 점수표에 숫자를 적는 사람이다.
심사위원이라는 직함을 특별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그 자리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창업자는 당신보다 더 뛰어난 결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평가자보다 평가받는 사람이 훌륭할 때, 세상은 진보한다.
쓸데없는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쌀로 밥 짓는 데 특별한 철학이 있습니까?"
"투자받았는데 여기 왜 오셨습니까?"
이런 질문은 스스로 무능하다는 고백이다.
조건이 맞지 않았다면 심사장에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심사대에 선 사람은 그 자체로 검증된 것이다.
질문은 짧아야 한다.
답변은 더 짧아야 한다.
답은 평가하기 위한 것이지, 수정을 위한 것이 아니다.
창업자를 무시하는 질문은 기억된다.
기억은 성장을 방해한다.
심사는 지나가지만 모욕은 남는다.
누구나 평가받을 수 있다.
누구나 평가할 수 있다.
심사위원이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 순간, 심사는 실패한다.
겸손은 심사위원의 미덕이다.
그러나 미덕은 강요할 수 없다.
그러니 적어도 추해지지는 말아야 한다.
평가는 잠깐이다.
성장은 오래 걸린다.
어쩌면,
평가한 당신보다
평가받은 그가
먼저 어른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