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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이팅게일 Jan 02. 2024

커피 없이는 일하지 못하는 우리들

커피 한잔의 여유(?)

카페인 없이 살 수 없어


간호사든 회사원이든 출근 전 한 손에는 휴대폰, 한 손에는 커피 한 잔을 챙겨 들고 출근한다.

제 각각의 브랜드 커피를 손에 들고 출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무엇이 우리를 카페인 속에 빠트리고 있는 걸까.


처음 신규 간호사로 일하면서는 커피를 굳이 찾지는 않았다. 물 마실 여유도 없는데 커피는 사치니까. 그리고 그 짬밥(?)에 커피는 있을 수 없었다. 커피를 마신다고 아무도 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나 혼자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어느 순간부터 커피를 찾게 된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침 출근 5시 20분 기상은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 아침 7시, 인계를 받고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순간이 온다. 휘몰아치는 처방과 회진에 머릿속이 혼잡스러워진다. 그때 마시는 커피 한 모금은 그렇게 내 입속을 즐겁게 하고 카페인의 작용으로 각성이 된다.


집중을 해야 할 때는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가 부담스러운 어린이 입맛은 카페라떼.

스트레스받을 때는 바닐라라떼.


다양한 커피들이 지친 우리를 위로해 준다. 병원의 환경은 환자에게도 직원에게도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쉬운 환경이다. 하루에 정해진 시간 속에서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서 검사를 해야 하는 환자들, 그들의 시간을 조율하고 식사, 투약을 관리하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코드블루, 고위험 약제 투약의 에러 방지를 위한 집중 등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상황의 연속이 병원의 환경이다. 그 속에서 커피 한 모금은 1초 찰나의 휴식을 주는 존재가 된다. 그렇게 커피의 매력에 중독된다. 병원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병원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은 커피가 아닐까 싶다. 오죽하면 조금 규모가 있다 싶은 병원에는 스타벅스, 탐탐, 할리스 등의 커피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을까. 병원 직원들이 커피를 살 수밖에 없게 만드는 건 오히려 병원의 술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거라도 마시면서 일해!' 하는 느낌으로 말이다.


커피를 달고 살다 보니 이전에 이런 글도 본 적이 있다. '간호사들은 허세가 가득하다. 간호사가 간호나 잘하면 되지 출근할 때 꼭 스타벅스 커피를 사서 출근하더라'. 간호사만 커피 들고 출근하나? 하는 반발심도 들었고 커피를 사라고 종용하는 환경인데 안 마실 수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커피를 달고 살다 보니 쉬는 날에도 커피 한잔 하면서 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내일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 짜증 나서,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한 모금을 들이켠다.

어쩌면 우리가 이렇게 커피를 매일같이 마시는 건 일하는 상황 때문이 아니라 출근하기 싫어서 마시는 거 같기도 하다. 그런 것 같은 확신이 든다.


 출근하기 싫어.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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