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문경화

물 위의 기도 / 문경화


인도 북부 스리나가르의 달* 호수 위에

배로 만든 집들이 찰랑거린다

물로 쌓은 담벼락에 연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시카라를 저어 와 물 위에 좌판을 펼치는 노인들

노인에게서 산 국화꽃을 귀에 꽂고

시카라를 빌려 타고 강 건너 모스크로 향한다

메시아의 머리카락이 모셔져 있는 신전 벽에는

초승달이 걸려 있다

국화꽃잎을 한 장 한 장 뜯어

신전 쪽으로 흘려보낸다

수면 위로 내 얼굴이 어른거린다

뻐끔뻐끔 물고기들이 얼굴 한쪽을 갉아먹는다

내 얼굴에 웃는 네 얼굴이 겹친다

땅 위에서는 기억나지 않던 얼굴이

만지려 할수록 일렁이며 멀어진다

너에게 가는 길을 찾을 수 없다

노를 저어 가면 너에게 닿을 수 있을까?

시카라를 타고 인도양에 가면 너를 만날 수 있을까?

받쳐 든 두 손을 이마께에 올리고 눈을 감는다

-이야카 나으부두 이야카 나스타인 이흐디 나 씨라팔 무스타킹**

경전 읽는 소리 들린다

이 소리는 흘러 흘러 너에게 닿을 것이다

너는 나에게 도달할 것이다




*힌디어이며 영어로 dal lake이다.

**'저희는 오직 당신께만 경배하고 구원을 바라오니 부디 바른 길로 인도해 주십시오'란 뜻의 코란 구절


(2012년 계간지 시인동네 겨울호에 실었던 시)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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