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품에 안으면 5장-3부

(When I Hold You in My Arms)

by 스팅비 StinGBee
v82vg5Zno5De6dYKKnpbar32Vsw.png "그다음은 너무 빨랐다."


[PART 3/4] 너를 품에 안으면 [5장-3부] — 클럽

(When I Hold You in My Arms — EP5-3)

(※본 편에는 폭력·총기 관련 장면과 심각한 상해/치명적 결과에 대한 묘사, 일부 욕설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민감하신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몇 달 후, 다시 맞이한 주말의 목적지는 클럽이었다.

뉴욕의 밤은 과장되어 있었고,

사람들은 서로의 경계를 밟고 다녔다.

차이나타운 근처, 네온이 창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던 곳.

입구 앞에서부터 담배 연기와 술 냄새가 천장에 눌어붙어, 공기 자체가 눅진했다.


안으로 들어서니 땀 냄새와 향수 냄새까지 섞여 올라왔고,
문이 열리는 순간
음악이 아니라—
벽이 흔들렸다.

베이스가

가슴뼈를 두드렸다.


쿵.
쿵.
쿵.


소년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곳은 “즐기러” 오는 곳이 아니라
살아남는 방식으로 버티는 곳이라는 걸 바로 느꼈다.

죽음과 삶이 오가는 걸 알면서도

소년은 자꾸 위험 쪽으로 몸이 끌렸다.


마치 불빛이 아니라—
불빛 뒤에 있는 열을 찾아가는 곤충처럼.

가까이 가면 타버리는 걸 알면서도,
멀어지는 법을 잊어버린 것처럼.

겁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두려움은 늘 있었고,
다만 그 두려움이 어느 순간부터는
경계라는 습관으로 굳어버렸을 뿐이었다.


보통 사람이 북적이는 거리를 지나갈 때도
소년의 눈은 자동으로 사람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머리 스타일, 옷차림,
시선의 높이,
손이 주머니로 들어가는 속도,
무리의 간격. 무엇보다 그들의 눈빛.


그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를 위협할 수 있는 상대를
먼저 식별해 낼 정도였다.

마치 오래된 본능처럼.

클럽에 들어가면 더 심해졌다.


기본 규칙을 따르는 것처럼
누가 적인지, 누가 친구인지부터 주변을 살피고
출구 위치를 확인하고
벽 쪽으로 몸을 붙이고
시선이 마주치면 먼저 피하지 않았다.


경계하며 들어가는 게
어느새 일상화되어 버렸다.

소년이 영어를 못한 건 게을러서가 아니었다.
그럴 필요가 별로 없었다.

학교에 가면 통역은 늘 준비돼 있었다.

상담실이든 행정실이든—누군가를 부르면
문장은 곧바로 한국말이 됐다.


한국말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교회가 있었고,
동네엔 한국 가게가 있었다.

소년은 자연스럽게
“영어 없이도 되는 동선”으로 하루를 살았다.

필요한 말은 누군가 대신해 줬고,
자기는 고개만 끄덕이면 됐다.


편했다.
하지만 그 편함은 어느 순간
위험이 되기도 했다.

뜻을 못 알아듣는 대신
감정만 먼저 알아듣는 몸이 됐으니까.

지금처럼.

빛은 자주 끊겼고
사람들은 그 어둠을 틈처럼 이용했다.


손이 스치고,
어깨가 밀리고,
누군가의 웃음이 바로 옆에서 터졌다가
금방 사라졌다.


소년은 친구들 사이에 있었다.
웃고 있었지만
웃고 있지 않았다.

몸은 리듬에 맞춰 흔들렸는데
마음은 계속
출구 쪽을 보고 있었다.


여기서는
누가 먼저 건드렸는지 따지지 않았다.

그냥
‘건드려졌다’는 사실이
이유가 됐다.


사소한 시비였다.
정말로.

눈이 마주쳤고,
어깨가 부딪혔다.

소년은 입을 열지 못했다.
단어가 잡히지 않았다.

대신—
옆에 있던 친구들이 먼저 앞으로 나갔다.


소년을 뒤로한 뼘 밀어내듯,
자기들이 앞에 섰다.

“What the f—k! Watch it, you f—ing stupid m—f—ers!”
(자막: 야, 미쳤냐? 앞 좀 보고 다녀, 이 개 같은 것들아!)

“What?”
(자막: 뭐?)

“You’re the one who f—ing bumped me first!”
(자막: 네가 먼저 처박아놓고 뭐래, 미친 X아!)

What’s up, m—f—er?”
(자막: 뭐야, 이 새끼가. 지금 시비 터는 거야?)

“You want this, m—f—er?”
(자막: 계속할래, 새끼야? 여기서 끝까지 가자고?)


목소리는 음악에 절반이 묻혔는데
눈빛은 끝까지 남았다.

소년은 뜻을 다 알아듣지 못했지만
상황은 이해했다.

눈빛, 목소리의 높이,
어깨가 넓어지는 방식,
무리의 간격이 바뀌는 속도.


언어보다 먼저,
몸이 알아듣는 신호들이 있었다.

누군가가 소년을 밀었고
소년은 다시 밀렸다.

사람들의 몸이 벽처럼 밀려오면서
숨이 얇아졌다.


주먹이 날아왔고,
누군가 쓰러졌고—
컵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


그다음은
너무 빨랐다.



—다음: 5장-4부 에서…


[안내 — 모방 범죄 주의]
본 작품에는 범죄 수법·수사 절차·법정 장면이 현실적으로 묘사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범죄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기 위함이 아니며, 현실에서의 모방을 강력히 금합니다.
작품 속 사건은 허구 또는 각색이며, 어떠한 범죄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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