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Hold You in My Arms)
[PART 1/3] 너를 품에 안으면 [7장-1부] — 청년 시기
(When I Hold You in My Arms — EP7-1)
텍사스에서 다시 잘해보자는 결심은 뒤로한 채
여전히 틈나는 대로 술담배는
친구들과 틈 나는 대로 만나서 즐겨했다.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소년’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몸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어른’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모자랐다.
소년이라고 부르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
그 사이,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시간.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존재.
‘청년’.
졸업장은 손에 넣었지만
그 종이 한 장이
다음 세계의 문까지 열어주지는 못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물었다.
“이제 대학 가야지? 어디로 정했어?”
그 질문에는 이미 정답이 붙어 있는 것 같았다.
가야 하고, 가면 되고, 그러면 되는.
청년은 고개를 저었다.
대학은 포기했다.
이유를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돈 때문도, 성적 때문도 아니었다.
아버지도 나름 열심히 살아보려 했고,
어떻게든 잘해보려 했다.
하지만 늘 문제는
그놈의 술이었다.
술만 들어가면
아버지는 180도 달라졌다.
전혀 다른 누군가가 되어버린 아버지와 마주하는
지옥 같은 시간이 시작되곤 했다.
“이 두 놈 새끼들, 형처럼 공부 열심히 해서
의사가 못 되면 다른 거라도 하든가,
아니면 군대를 가든가 해야지!
이것들은 군대를 가서
정신이 들어야 돼!
돈 없었으면
벌써 죽었을 놈들이야.
1.4킬로, 1.5킬로 나가던 새끼들.
돈 쳐들여 가며 기껏 키워놨더니
공부는 제대로 안 하고 사고만 쳐!
공부에 소질이 없으면
당장 나가서 일이라도 해!”
말이 끝나자,
부엌 쪽에서 컵이 탁— 내려앉는 소리가 났고,
집 안은 순간 숨을 죽인 것처럼 조용해졌다.
그저—
멈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쉬는 법을 잊어버린 상태였다.
쉬면, 그 틈으로 뭔가 올라올 것 같은 느낌.
뉴욕에서부터 따라온 것들—
이유 없는 주먹, 비웃던 얼굴, 총구의 방향.
그것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마치 몸속에 들어온 바이러스처럼 잠복해 있었다.
증상은 없는데 존재는 분명했다.
아직은 본색을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었다.
형은 의사의 길로 들어갔다.
같은 집에서 자랐는데도
형은 “앞”으로 갔고
청년은 “버티는 쪽”으로 갔다.
청년과 동생은 일을 시작했다.
주유소.
편의점.
창고.
용접.
되는 대로 했다.
새벽 근무, 야간 근무, 주말 근무.
몸이 먼저 움직였고 머리는 그 뒤를 따라갔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다.
웃을 땐 웃었고,
농담에도 반응했다.
정상인처럼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썼다.
겉으로 보면 문제없어 보였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방이 있었다.
열면 쏟아질 걸 아는 사람의 방.
거울 속 얼굴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부모의 유전을 타고난 덕에 키는 컸고,
이목구비는 선명해졌다.
그런데 그건 성장이라기보다
오래 깨어 있던 사람의 얼굴이었다.
피곤해서가 아니라,
쉴 수 없어서 생긴 얼굴.
무언가를 너무 일찍 봤고,
너무 일찍 이해해 버린 사람의 표정.
겉은 멀쩡했지만
안은 조금씩 비어 가고 있었다.
일을 하며 청년은 또 하나를 배웠다.
외모는 여전히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과
주유소 카운터 앞에서, 창고 바닥에서,
사람들이 청년을 대하는 방식은 미묘하게 달랐다.
존중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경계였다.
청년은 그 차이를 이용하지 않았다.
다만 알아차렸을 뿐이다.
그리고 알아차리는 순간
사람은 조금씩 변한다.
밤이 되면 청년은 혼자 있는 시간을 늘렸다.
TV를 켜놓고 멍하니 앉아 있거나,
라디오 소리를 배경처럼 흘려보냈다.
조용한 공간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보다 소리가 덜 피곤했고,
화면은 기대하지 않아도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청년은 컴퓨터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준비는 되어 있었다.
감정이 섞이지 않고,
즉각 반응이 돌아오며,
판단을 대신해 주는 세계를
그는 본능적으로 원하고 있었다.
그 이유를 아직은 이름 붙이지 못했을 뿐이다.
청년은 스스로에게 말했다.
'나는 괜찮다.'
일도 하고 있고, 살아가고 있고, 문제는 없다.
하지만 거울 속 얼굴은 알고 있었다.
이건 괜찮은 얼굴이 아니라
버티는 얼굴이라는 걸.
그리고 버티는 삶에는
언젠가 균열이 온다는 걸.
그 균열은
주유소에서
처음으로 소리를 내며 열리게 된다.
총성과 함께.
—다음: 7장-2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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