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희생

놓치고 싶지 않았던 단 하나의 숨

by 스팅비 StinG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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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StinGBee 추억의 팝송은
Aerosmith의 I Don’t Want to Miss a Thing입니다.

(자막: 당신의 아주 작은 순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이 노래를 들으면 저는 늘 영화 Armageddon이 함께 떠오릅니다.
세상이 무너질지도 모르는 거대한 재난 이야기인데,
이상하게도 끝에 남는 건 폭발도 아니고 우주도 아닙니다.
끝까지 마음에 남는 건
사랑하는 사람을 한 번만 더 보고 싶은 마음,
한 번만 더 목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내가 사라져도 저 사람만은 살아남아 주었으면 하는
아주 오래되고도 슬픈 사랑의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 노래는 단순한 팝송이 아니라
누군가를 정말 깊이 사랑해 본 사람들의 심장에
조용히 손을 얹는 노래처럼 들립니다.
잠든 얼굴을 바라보다가도
혹시 이 순간이 지나가 버릴까 아까워지는 마음,
곁에 있는 사람의 숨소리마저 그리워질 것 같은 예감,
사랑이 너무 커져서
차라리 내가 조금 더 아프고 저 사람은 덜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마음 말입니다.


영화 속 마지막 장면도 저는 그래서 오래 잊지 못합니다.
세상을 구하는 영웅의 얼굴보다,
끝내 자기 몫의 시간을 조용히 내어주고
사랑하는 딸의 미래를 붙들어 주려는 한 아버지의 마음이
더 크게 남기 때문입니다.
강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버틴 것.
그게 더 아프고, 더 위대하고, 더 눈물이 납니다.


그리고 뮤비 마지막에 남는 문장.
정말 가슴을 오래 붙잡아 둡니다.

“Everyone can be a father, but it takes a lot to be a daddy.”
(자막: 아버지라는 이름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진짜 아빠가 되기까지는 많은 사랑과 희생이 필요하다.)

이 문장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세상에는 이름만 가진 사람도 많고,
책임은 말하면서 정작 온기를 주지 못하는 사람도 많지요.
하지만 진짜 ‘아빠’라는 존재는 다른 것 같습니다.
아이가 울 때 제일 먼저 달려가고, 아기가 무너질 때 가장 먼저 붙잡아 주고,
자기 피곤함과 상처는 뒤로 미루더라도
그 아이의 하루가 덜 무너지길 바라는 사람.
그게 아빠가 아닐까 싶습니다.


StinGBee는 자식이 없어
아빠가 된다는 것이 어떤 감정인지
함부로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내 품 안에 들어온 작은 존재 하나 때문에
세상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기분이 어떤 건지,
그 아이의 웃음 하나에 하루가 밝아지고
그 아이의 눈물 하나에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 어떤 건지
저는 아직 정확히 모릅니다.


그래도 가끔은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이 StinGBee에게도 그런 이름이 주어진다면,
그저 아이를 둔 남자가 아니라
아이에게 가장 따뜻한 편이 되어 주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로만 책임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작은 약속 하나도 가볍게 넘기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고.


세상이 무서울 때
제일 먼저 떠올리고 싶은 등,
아무 말 없이 안겨도 괜찮은 품,
울다가 지쳐 잠든 얼굴을 끝까지 지켜봐 주는
그런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요.


어쩌면 좋은 아빠라는 건
대단한 말을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오래 곁에 있어 주는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크게 빛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아이의 어두운 밤을 조용히 밝혀 주는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 노래는 사랑 노래이면서도
동시에 누군가를 끝까지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슬프고 아름답게 들려주는 노래처럼 느껴집니다.


오늘 밤 이 노래를 다시 들으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리운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를 수도 있겠습니다.
한때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일 수도 있고,
지금 내 곁에서 잠들어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언젠가 내 전부가 되어 버릴 사람일 수도 있겠지요.


부디 그 마음이
너무 늦기 전에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놓치고 나서야 사랑이었다고 깨닫는 일이 아니라,
곁에 있을 때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바라봐 주고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마지막 곡은
사랑이 얼마나 사람을 부드럽게 만들고,
또 얼마나 강하게 만드는지를
조용히 증명해 주는 노래로 남겨두겠습니다.


Aerosmith,
I Don’t Want to Miss a Thing.


— DJ StinG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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