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Hold You in My Arms)
[PART 1/2] 너를 품에 안으면 [13장-1부] — 다리 밑의 빨간/파란 불
(When I Hold You in My Arms — EP13-1)
FTO 시작한 지 3일째 새벽.
새벽 공기가 시원했다.
다운타운 빌딩 사이로 바람이 길게 흘렀고,
도로 표면은 밤새 식어 있었다.
선율은 FTO 밀러 옆에서 짧은 피드백을 듣고 있었다.
늘 하던 것처럼—말은 짧고, 표정은 무표정이고,
대신 핵심만 꽂히는 피드백.
그때 무전이 울렸다.
“Any available unit. Officer need an assistance at 7707 Tempa Street…
Be advised 3 occupants are in gray Honda Civic.
Both driver and passenger subjects are not cooperating…”
(자막: 지원 가능한 유닛. 7707 Tempa Street, 경찰 지원 요청.
회색 혼다 시빅, 탑승자 3명.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비협조적임.)
“Be advised, rear-seat occupant is a 3- to 4-year-old female child.”
(자막: 참고, 뒷좌석 탑승자는 3~4세 여자아이임.)
선율은 숨을 들이켰다.
이건 그냥 “도움 요청”이 아니었다.
무전 톤이 달랐다. 문장 사이가 촘촘했고,
“not cooperating”(자막: 비협조적)
뒤에 붙는 침묵이 이상하게 길었다.
옆에서 FTO Miller
(자막: FTO 밀러 / 현장훈련 교관)
가 선율을 한 번 쳐다봤다. 눈빛 하나로 끝이었다.
“Priority 1.”
(자막: 최우선 긴급 출동.)
그 말과 동시에 선율은 이미 몸이 움직이고 있었다.
“Copy. Unit 24, En route.”
(자막: 유닛 24, 확인. 출동.)
사이렌이 켜졌다.
웨에엥—우우—
빨간·파란 경광등 불빛이 앞유리를 찢으며 튀었다.
다운타운 신호등들이 새벽을 지키고 있었지만,
그 새벽은 지금부터 경찰차의 것이었다.
선율의 귀에 밀러 목소리가 박혔다.
“도착하면 네가 먼저 뛰지 마. 각부터 잡아.”
“시야는 멀리. 손은 가까이.”
“무전, 커버, 거리.”
HANDS / DISTANCE / COVER / RADIO / POSITION / EXIT
(자막: 손 / 거리 / 엄폐 / 무전 / 위치 / 하차)
고속도로 다리 밑이 보였을 때—
멀리서 빨간·파란 경광등 불빛이 번쩍였다.
그 빛이 새벽밤을 뚫고 다리 밑으로 흘러들어왔다.
아직 다른 여러 유닛이 도착해 있지 않았고,
다리 밑 공간은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회색 혼다 시빅이 도로 한쪽에 세워져 있었다.
선율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소리”부터 들었다.
고함.
울음.
명령.
욕설.
그리고 그 모든 소리가, 다리 밑에서 튕겨 더 커졌다.
운전석 쪽—Corporal Jensen
(자막: 코퍼럴 젠슨 / 경장 계급)
젠슨경장이 히스패닉 여자 운전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Ma’am! You are being detained! Step out of the vehicle now!”
(자막: 당신은 구금 대상이야! 지금 차에서 내려!)
여자는 울부짖으며 반항했다.
“I didn’t do anything! Oh my God, I didn’t do anything! Don’t touch me!”
(자막: 난 아무것도 안 했어! 오 마이 갓! 아무것도 안 했다고! 만지지 마!)
조수석 쪽—키가 190은 훌쩍 넘어 보이는 흑인 남성이
아사드 경관과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언쟁이 아니라—
이미 몸이 붙어 있었다. 말이 끝나기 전에 손이 먼저 나가는 상황.
“Bro! What the f—k! I’m with my daughter!
What the f—k did I do! Let go of me, bro!”
(자막: 야 뭐 하는 거야 X발! 내 딸이랑 있어! 내가 뭘 했는데! 놔, X발!)
아사드는 목소리를 더 크게 올렸다.
“Sir! Stop resisting! Stop resisting!”
(자막: 저항하지 마! 저항하지 마!)
선율은 그 순간 뒤좌석을 손전등으로 훑었다.
쩌든 대마초 냄새가 확—올라왔다.
그리고 다섯 살 쯤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앉아 있었다.
울고 있었다. 단순한 울음이 아니라—
공포로 흔들리는 울음. 숨이 끊기는 듯한, 목으로 울리는 울음.
젠슨 경장이 운전자에게 손을 뻗는 순간,
여자가 핸드백을 끌어안았다. 젠슨 경장이
가방을 순식간에 낚아챘고, 선율에게 던졌다.
“Hold that!”
(자막: 그거 잡아!)
선율이 핸드백을 받는 순간—무게가 손목을 찍었다.
안 봐도 알았다.
총이다.
그 무게는 금속 특유의 “한 덩어리”였다.
핸드폰도, 화장품도, 지갑도 만들지 못하는 무게.
익숙해서 더 끔찍한 무게.
선율은 바로 경찰차로 뛰어가 핸드백을 던져 넣었다.
지금은 증거가 아니라 위험물이었다.
가방은 현장 안에 있으면 안 됐다.
다시 자리로 돌아가는 순간, 상황이 더 나빠져 있었다.
조수석 쪽에서 몸싸움이 커졌다.
아사드가 남성의 팔을 잡아 꺾으려 했고,
남성은 몸을 비틀어 뒤좌석 쪽으로 반쯤 돌아갔다.
그때—남성이 갑자기 뒷자리 여자아이의 목덜미를 잡아당겼다.
아이 몸이 종이처럼 앞으로 접혔다.
키 190이 넘고 100킬로는 훌쩍 넘어 보이는 젊은 남자가,
다섯 살도 안 돼 보이는 왜소한 여자아이의 목덜미를 움켜쥐고
앞자리 쪽으로 거칠게 끌어당기고 있었다.
울음소리가 “끊기는 소리”로 바뀌었다.
목이 조여서 나는 울음이 아니라,
숨이 걸린 듯 ‘컥, 컥’ 막히는 소리였다.
선율의 시야가 순간 좁아졌다.
Human shield.
(자막: 인질 방패.)
그리고 그 순간, 남성의 바지 허리 쪽에서—
권총 손잡이가 보였다. 딱 손잡이만.
근데 그게 충분했다.
선율이 소리쳤다.
“GUN! GUN! GUN! He has a gun!”
(자막: 총! 총! 총! 총 있어!)
현장 공기가 확 바뀌었다.
말이 바뀐 게 아니라, 사람들의 몸이 바뀌었다.
그 인간쓰레기는 조수석에 반쯤 눕혀진 채,
앞 조수석에 누운 상태였다.
왼손으로는
다섯 살 여자아이의 목덜미를 움켜쥐고 있었고,
오른손은
허리 쪽—총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그 순간 인간쓰레기 위로
아사드가 올라타
총을 못 빼도록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아사드는 남자 위로 덮쳤다.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이건 설득도, 경고도 아니었다.
한 박자만 늦어도
총이 빠지고, 끝이었다.
아사드는 숨을 헐떡이며
몸무게를 그대로 얹었다.
팔로 누르는 게 아니었다.
허리를 낮추고, 어깨를 내리고,
온몸을 눌러 박았다.
그리고 두 손이
총이 있는 그 지점으로 파고들었다.
남자의 오른손과 총손잡이가
하나의 덩어리처럼 엉켜 있었다.
아사드는 손가락으로 총을 잡으려 하지 않았다.
그럴 틈이 없었다.
대신 남자의 손목을 눌러
손바닥째로 손잡이를 덮어
‘잡는’ 동작 자체를 못 하게 만들었다.
남자가 빼내려 비틀면
아사드는 반대로 꺾어 눌렀다.
손과 손이,
손과 총이,
숨과 땀이
한 점에서 뭉개졌다.
팔꿈치가 좌석에 부딪혀
둔탁한 소리가 났고,
그 충격에 여자아이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좌석이 삐걱였다.
더러운 천으로 둘러싸인 시트가 땀에 젖어 미끄러웠다.
무릎이 살짝 밀릴 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다섯 살 여자아이의 목덜미를 쥔 왼손이
더 세게 조여들자,
아사드는 이를 악물었다.
지금은
한 손을 떼어낼 시간이 없었다.
총을 막는 게 먼저였다.
숨이 찢어지게 터져 나왔다.
헐떡— 헐떡—
“Motherf—ker, hands off the gun! Hands off the gun!”
(자막: 씨 X, 총에서 손 떼! 손 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사드는 체중을 더 실었다.
두 손으로
남자의 손과 총손잡이를 한 덩어리로 눌러
‘빠지는 방향’ 자체를 막았다.
총이 빠지지 않게,
그 손이 움직일 틈 자체가 없게.
시간은 길지 않았다.
몇 초가
몇 분처럼 늘어졌고,
그 몇 초 안에서—
목숨이 갈렸다.
젠슨 경장이 운전자 쪽에서 반사적으로 거리를 벌렸다.
FTO와 선율이 도 사선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때 선율은 아이를 봤다.
아이 얼굴이 파래지고 있었다.
"컥... 커컥...
순간 선율이는 차 뒷좌석 애가 있는 쪽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Motherf—ker! Let her go! Let go of her neck!”
(자막: 이 X새끼야! 놔! 애 목에서 손 떼라고!)
선율은 남성의 손목과 손가락을 미친 듯이 가격했다.
아이 목덜미를 잡은 손이 조금이라도 풀리게 하려고—
그것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손이, 너무 익숙하게 아이를 잡고 있었다.
망설임도, 떨림도 없이. 마치 물건을 드는 것처럼.
순간 선율의 속에서 뭔가가 확 터졌다.
아버지?
아니, 저건 아버지가 아니다. 이 개 만도 못한
인간 개쓰레기다!
자기 딸을, 숨통을, 울음을—
감옥행을 피하려고 협상 카드처럼 쥐고 흔드는 인간이 어떻게
“아버지”라는 얼굴을 할 수 있지?
아이 몸이 종이처럼 접히고,
울음이 ‘컥, 컥’ 막히는 소리로 바뀌는 걸 보는데도
저 새끼 손은 더 조여졌다.
선율의 시야가 좁아졌다. 귀가 멀어졌다.
그 순간만큼은 법도, 절차도, 훈련도 한 겹씩 벗겨지고—
남는 건 딱 하나였다.
‘저 손을 지금 당장 떼어내야 한다.’
허리에 찬 총이 갑자기 너무 가깝게 느껴졌다.
방아쇠까지의 거리가, 숨 한 번만큼으로 줄어든 느낌.
총 뽑아버릴까?
그 생각이 번개처럼 스치자마자, 또 다른 목소리가 머리를 때렸다.
아이가 있다.
사선이 있다.
동료가 있다.
그리고—네가 지금 이 순간 무너지는 걸, 바디캠이 다 찍고 있다.
선율은 이를 악물었다. 손가락 마디가 깨질 만큼.
“Let her go. Now.”
(자막: 당장 놔.)
그때 밀러 목소리가 들렸다.
“Move! Clear!”
(자막: 비켜! 사선 정리!)
선율이 몸을 빼자, 밀러가 테이저를 들고 소리를 질렀다.
테이져! 테이져!
팍! 따따따닥—!
남성의 몸이 전기에 털렸다. 비명이 터졌다.
아—악! 아아악!—
미친 새 X, 인간 말종 새 X가
테이저를 처맞는 순간,
비명은 사람 목소리가 아니었다.
돼지 잡는 소리처럼
숨과 침이 섞여, 역겹게 찢어졌다.
하지만 손이 아이 목에서 완전히 떨어지진 않았다.
“Still holding!”
(자막: 아직 잡고 있어!)
밀러가 바로 소리를 지르며 두 번째 카트리지를 쐈다.
테이져! 테이져!
팍! 따따따닥—!
아아악!—
이번엔 남성 어깨가 꺾이며 손이 풀렸다.
순간, 아이 목이 자유로워졌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남성 손이 총 쪽으로 향했다.
아싸드는 여전히 남성 위에서 총을 잡아 빼앗으려 사투 중이었다.
좁은 조수석 안에서 사람 셋이 뒤엉켜 있었다.
팔꿈치, 무릎, 안전벨트, 문틀—모든 게 장애물이자 무기였다.
선율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아이를 뒷자리에서 끌어내는 순간,
아이는 너무 가벼웠다.
그 가벼움이 선율을 더 화나게 했다.
“Hey—hey. You’re okay. You’re safe now.”
(자막: 괜찮아. 이제 안전해.)
선율은 아이를 안고 경찰차로 뛰었다.
뒷좌석에 넣고 문을 닫았다.
아이 얼굴은 눈물과 콧물, 침으로 범벅이 된 채였다.
울면서도 아이는 선율의 방탄복 조끼를 붙잡으려 했다.
작은 몸과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선율은 바로 되돌아 튀었다.
운전자 쪽도 난장판이었다.
히스패닉 여자가 수갑을 뿌리치며 젠슨 경장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젠슨 경장은 팔을 잡아 꺾으며 욕을 뱉었다.
그때 선율은 빠르게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했다.
젠슨 경장 쪽으로 갈지,
아사드 경관 쪽으로 갈지.
선율은 지체 없이 아사드로 달려갔다.
조수석 안은 이미 사람의 모양이 아니었다.
아사드와 밀러,
그리고 남성이 엉켜서 총하나를
가운데 두고 싸우고 있었다.
남성 손가락이 방아쇠 가드 안쪽을 파고들려 했고,
아사드는 그 손가락을 꺾어내려 했고,
FTO 밀러는 팔 전체를 고정하려 했다.
선율은 그 틈에 들어가 총구 방향부터 보려 했다.
그때였다.
총구가 아주 잠깐—선율 쪽으로 돌아왔다.
갑자기—
탕!
공기가 한 번 찢어졌다.
그리고 이어서—
“아—악!!!”
누군가의 비명이, 좁은 조수석 안에서 터졌다.
—다음: 13장-2부 에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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