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일정에 겨우 3박 4일만 영국에 머물렀기 때문에 정말 훑어갈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실내투어를 신청해서 갔겠지만 하루 만에 런던 시내를 훑어야 하는 시간제한으로 거의 인증사진 위주의 진행이었다. 그나마 위안이 된다면 가이드와 함께하는 여행의 설명과 현지인이라 알 수 있는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것뿐!
보통은 이렇게 궁전 앞 분수로 나와서 인증사진을 찍는다.
찰스 3세가 현재 왕으로 있지만 70세를 넘긴 나이다. 영국에 왕이 바뀌면 우체통이나 펜스 곳곳에 왕을 나타내는 표식이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돈의 한쪽면은 늘 왕의 얼굴이 있다. 찰스가 왕이 되고 아직 바뀌지 않고 있다. 나이가 많아서 곧 또 바꿔야 해서일까? 게다가 영국의 화폐개혁은 끝난 지 몇 해 안 되어 또 전체를 바꾸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왕신 문장에는 사자와 유니콘이 있다. 생각보다 유니콘의 뿔이 길었다. 분명히 뿔이 길다고 느끼며 봤는데 사진에 잘 안 보이는 이유는 모르겠다.
가이드님께 안내받은 포토존은 세인트제임스파크 가는 길에 있었다. 궁전과 분수를 한 화면에 함께 담을 수 있었다. 사진이 막 훨씬 아름답다기 보다가 런던의 하늘이 이렇게 파랗기가 힘들다고! 특히나 겨울에는 흐리고 비 오는 날이 더 많다.
버킹엄 궁전 인증을 하고 세인트제임스파크로 향했다. 세인트제임스파크는 로열파크로 생태공원이다. 흑조, 백조를 비롯한 한국에서 보기 힘든 새들이 그냥 물에서 놀고 있다. 나무에는 앵무새가 앉아있는 게 기본이라고 했는데 이날은 추워서 (영하 3도) 볼 수 없었다. 영국 겨울의 공원은 초록색 잔디다. 사계절 초록의 잔디가 펼쳐져 있다.
새들이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 흑조는 단아하고 아름다웠다. 과자를 너무 좋아하더라는... 펠리컨은 가까이 다가오는데 무서웠다. 생각보다 너무 크다. 거위보다 훨씬 크다.
이번 유럽 여행지인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개인의 자유'가 우리가 사는 이곳보다 보장된다. 어딜 가나 야외라면 담배냄새... 실내만 아니면 어디든 핀다. 유모차를 몰고 공원에 나온 영국 아줌마 무리가 단체로 담배를 피운다.
영국에는 여우가 많다. 나도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여우 한 마리를 만났다. 여우는 내 상상 속의 그것보다 작았고 사납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길고양이 같았다. 길고양이처럼 휙 지나가는데... 꼬리털이 풍성하고 입이 뾰족~
버킹엄 궁전을 뒤로하고 세이트제임스파크를 들어가 한쪽으로 나 있는 길을 끝까지 따라가면 공원이 끝나고 포장도로를 만난다. 그 길 왼쪽에 빅벤(엘리자베스타워)이 작게 보인다. 빅벤은 영국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다. 원래는 시계탑의 종이 빅벤이나 엘리자베스타워 자체를 빅벤으로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여기서 15분 간격으로 종이 울린다. 15, 30, 45, 정각으로 갈수록 긴 종소리를 들을 수 있다. 우리가 사진을 찍은 위치에서 강 쪽으로 올라간 템즈강 다리에서 찍은 사진이 더 멋지나... 시간관계상^^;
위 사진에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은 빅벤과 웨스트민스터사원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빅번 좌측에 사원이 있다. 이곳에서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있었고 다이애나의 아들 윌리엄 왕자가 결혼식을 올린 곳이다. 이곳은 대관식이나 왕실의 결혼, 장례식을 하는 곳이다. 왕실의 장래는 매장으로 진행되고 이제는 자리가 없어서 윈저성에 매장한다.
바닥이 묘지인 샘이다. 모두 밟고설수 있다. 하나의 묘를 제외하고! 빨간색 양귀비 꽃으로 장식된 묘지는 왕이라고 할지라도 밟을 수가 없다. 그 묘의 주인은 1차세계대전 무명용사의 묘이다.
웨스트민스터사원 포토존은 사원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교차로에 있다. 이곳을 지나갈 때 가이드님께 들었던 드라마보다 재미있던 러브스토리~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조지 6세)가 왕이 된 이야기였다. 원래 조지 6세의 형인 에드워드 8세가 왕이 되어야 했지만 엘리자베스의 큰아빠인 그는 사랑을 선택했다. 에드워드 8세도 자신이 왕이 결국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왜냐면 조지 6세는 대중들 앞에서 연설하는데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비의 내조로 결국 왕으로 역할을 잘 해내고 그 스토리는 영화"킹스 스피치"에 담기게 되었다.
영국 여행을 다시 하게 된다면 런던 시내 작은 호텔에 머물면서 딸과 오전에는 박물관을 한 군데씩 가고, 오후에는 뮤지컬을 보는 일주일을 보내보고 싶다. 장소가 문제는 아니었다. 우리가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게 아쉬움의 원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