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예술가의 이야기: 함께 통과하는 시간

젊은 날의 초상

by 과객 심천


그는
잘 버티는 법보다
버티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 법을 택한 사람처럼 보였다.


흔들리는 날들을
정제하지 않고
가감 없이 드러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 너머로 나아가 보겠다는
의지를 놓지 않는 사람.


사람들은 흔히
아름다운 모습만을 말하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이 흔들리는 모습을
가감없이 올려놓았다.


그 솔직함은
동정이 아니라
연결이 되었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
“이렇게 어른이 되어 가는 거였구나.”


그의 불분명한 얼굴 앞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하루를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고,
또 누군가는
조용히 그의 등을 밀어주고 싶은
어른의 마음을 배우게 되었다.


위로는
항상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었다.
같은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지금의 질문들을 사랑하라.
그러면 언젠가,
답 속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 인물은
완성된 영웅의 모습이 아니라
여전히 길 위에 함께 서 있는 존재의 얼굴로
우리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누군가에게는
다시 하루를 견디게 하는 이유가 되었고,
누군가에게는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존중의 기준이 되었다.


존재의 의미란
빛날 때의 증명만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계속 걸으려는 태도 속에서
조용히 확인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리고 다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나는 아직 통과 중이다.”
“너도 그렇다면, 괜찮다.”


그 말 한마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충분히 값진 시간이 된다.


過客 心泉


p.s.


카뮈는 말했습니다.
“한겨울 한복판에서 나는 마침내
내 안에 꺼지지 않는 여름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젊은 날은
완성된 계절이 아니라
통과해야 할 겨울에 가깝습니다.


그 시간 속에서
자기 삶을 묵묵히 지키며
무던히 하루를 건너던 발걸음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감사는 거창한 성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하루를 선택하는 의지에서 시작됩니다.


젊은 날의 초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완벽했기 때문이 아니라,
끝내 멈추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통과해 온 시간들이
이미 충분히 의미 있다는 것을
언젠가는 알게 될 테니까요.

작가의 이전글어느 예술가의 안식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