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남편과 나 07화

곰돌어 탐구생활

by 이서안

곰돌. 그는 이상한 어휘의 소유자다.

나는 가끔 그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아래의 사진을 보자.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난다. 나는 가끔 내가 난독증인가 의심이 들 때가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말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는 조사에 대해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인다. 아래 두 문장만 봐도 그렇다.


유행의 전혀 모르는 곰돌

->유행을 전혀 모르는 곰돌

아버지의 대한 무서움을

->아버지에 대한 무서움을


이렇듯 그만의 곰돌어가 있다. 나는 곰돌어가 왜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탐구 중이다.


가설 1) 마음이 급한 걸까?

곰돌이는 나에게 대부분 칼답을 보내는 편이다. 무슨 일을 하다가도 나에게 카톡이 오면 답장을 해준다. 급한 일 중에 답장을 빨리 하려다가 오타가 계속 나는 것은 아닐까?


가설 2) 멀티태스킹의 한계

곰돌이는 멀티태스킹에 유난히 취약한 인물이다. 그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다른 것은 전혀 신경 쓰지 못한다. 실제로 작업중일 때 카톡을 보내면 윗내용만 보고 답장을 쓴다. 때문에 엉뚱한 대답을 자주 내놓는데, 그것은 곰돌이의 한계이자 어떻게든 답장을 보내려는 의지가 담겨있으므로 나는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가설 3) 기억력의 감퇴

곰돌은 단어를 자주 헷갈린다. 전혀 새로운 단어를 생성하여 나에게 던지면 나는 글의 맥락을 보고 대충 유추를 해본다. 대부분 한 두 글자 틀리는 정도라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순 있지만 그의 기억력이 걱정되기는 한다.


나는 가설 2와 3의 콜라보 결과라고 결론을 지었다. 그러나 이대로 넘어갈 문제는 아니었다. 그는 작품을 준비 중이며 그 과정엔 글을 쓰는 일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사람들이 우리 곰돌이를 바보로 볼 거야. 그것만은 안돼!'

그러나 나의 걱정이 무색하게 그는 초본이 완성되면 똑똑한 AI에게 마무리 다듬기 작업을 시켰다. 그는 신기술을 적재적소에 사용할 줄 아는 똑똑한 휴먼이었다.


그러나 나의 걱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서 아빠와 문자를 하게 되면 아이가 맞춤법에 대해 지적하지는 않을까? 나는 곰돌이가 부끄러워질까 봐 걱정이 되었다.

"여보. 나중에 애들이 문자 하다가 여보를 무시하면 어쩌지?"

"아, 난 문자 안 할 거야. 전화할 거야."

그는 이미 돌파구를 알고 있었다. 나 혼자만의 걱정은 그렇게 사라졌다.


아직도 곰돌의 언어를 알아듣기 힘들지만, 어쩌겠는가. 그는 이미 40년 넘게 그렇게 살아온 것을. 그리하여 나의 곰돌어 탐구생활은 계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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