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는 낚시를 사랑한다.
나와 결혼하고 그는 2번 낚시를 갔다. 그리고 지금 3번째 낚시를 앞두고 있다. 설레어 있는 그가 얄밉다. 마치 곰순 감옥을 벗어나 훨훨 날아가는 곰돌 새 같달까? 그런데 곰돌이가 낚시에 갈 때마다 꼭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
곰돌이가 나와 만나고서 처음 낚시를 가는 날이었다. 나는 잠옷바람으로 집 앞에 나와 친구와 떠나는 곰돌이를 배웅했다. 미혼인 그의 친구는 작작하라며 우리를 말렸으나, 그는 친구 앞에서 나에게 뽀뽀까지 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떠났다. 나는 작아지는 자동차를 보다가 터덜터덜 집으로 들어갔다. 꾸릉이가 아직 우리 집에 오기 전이였다.
당시 백수였던 나는 늘 그렇듯 침대에 누웠다. 벌써부터 곰돌이가 보고 싶어 지기 시작했다. 나는 곰돌이와 메신저를 하며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어느새 곰돌이는 목적지에 도착했고 낚시에 빠져 연락이 뜸해졌다.
8시 무렵 방 안이 어둡다고 느껴져 불을 켜려고 일어났다. 그런데 어라? 스위치를 눌러도 불이 안 들어오는 것이다. 나는 황급히 방에서 나와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스위치를 눌러보기 시작했다. 이럴 수가, 전기가 나갔다. 나는 당황하여 곰돌이에게 전화했다.
"여보! 불이 안 켜져!"
"응?!"
곰돌이는 집주인 어르신께 전화를 했다. 위층에 거주하고 계시는 어르신은 금세 내려오셨다. 상태를 보신 어르신은 두꺼비집 전원을 내렸다 올렸다. 집에 다시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몇 번을 더 꼼꼼히 확인하시고 어르신을 다시 집으로 돌아가셨다. 나는 괜한 일로 부른 것 같아 죄송할 뿐이었다.
그렇게 정전사태는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웬걸, 밤 10시가 되자 불이 다시 꺼졌다. 나는 우선 아까 본 대로 두꺼비집을 껐다 켰다. 그래도 전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다시 곰돌이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집주인 어르신은 다시 내려오셨고 나는 죄송함에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있었다. 두꺼비집을 만지작 거리던 어르신이 말씀하셨다.
"이거, 사람을 불러야겠는데요?"
나는 당황했다.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음식들 어떡하나, 빨리 불러야겠네. 기다려봐요."
어르신은 어딘가로 전화하시기 시작했다. 잠시뒤 공구함을 들고 누군가가 찾아왔다. 두꺼비집을 보고 그분은 잠시 뚝딱뚝딱하시더니 불이 들어왔다. 그분이 온 지 5분 만의 일이다. 역시 전문가였다. 나는 집주인분께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친절하신 집주인 어르신은 다행이라고 말씀하시며 집으로 돌아가셨다.
집으로 돌아온 곰돌이는 나에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
"이사 온 뒤로 한 번도 이런 적 없었는데, 혼자 있게 해서 미안해요 곰순."
"알고 그런 것도 아닌데요 뭘. 잘 다녀왔어요?"
그렇게 이 사건은 잊혀 갔다.
곰돌이는 두 번째 낚시에 설레어 있었다.
"나랑 헤어지는 게 그렇게 좋니?"
"그럴 리가요 곰순."
그렇게 말하는 그의 귀는 입에 걸려있었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때의 나는 다시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여 곰돌이의 배웅을 못해주고 출근했다. 그저 설레는 얼굴로 자고 있는 곰돌이를 못마땅하게 쳐다보고 나왔을 뿐이다.
저녁 5시쯤 곰돌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제 출발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잘 다녀오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퇴근 후 불이 꺼져있는 집을 바라보며 쓸쓸하게 걸음을 옮겼다. 곰돌이의 온기가 사라진 집은 텅 빈 것 같았다. 나는 옷을 대충 벗고 침대로 들어갔다.
누워있는데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 전날부터 좋지 않았던 몸이 탈이 난 것이다. 늦은 시간이라 문을 연 병원이 없었다. 나는 그냥 참기로 했다.
밤이 깊어가는데도 통증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다. 계속되는 통증으로 지친 나는 결국 근처 응급실에 가서 진통제와 수액을 맞고 털레털레 집으로 돌아왔다. 소식을 들은 곰돌이는 아픈데 혼자 둬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사실 이때, 아버님이 서안이 아픈데 왜 낚시가냐고 한소리 하셨던 모양이다.
돌아온 곰돌이는 나에게 말했다.
"이제 곰순이 두고 낚시 안 갈 거야! 가더라도 곰순이랑 같이 갈 거야!"
그러나 그는 그날의 각오를 잊었는지 나를 두고 친구와 떠날 3번째 낚시에 몹시 신이 나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저리 좋아하는 것을. 그저 다치지 않고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