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다. 그런 내가 요즘 즐기는 놀이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탐정 놀이다.
곰돌이는 치즈를 몹시 좋아한다. 항상 슬라이스 치즈 100장짜리를 사서 냉장고에 넣어둔다. 간식을 즐기는 곰돌이는 식후에 치즈를 바로 먹거나 출출할 때 하나씩 꺼내먹는다.
그날은 둘이 같이 침대 위에 빈둥빈둥 누워있었다. 그러다가 곰돌이가 일어나 방 밖으로 나갔다. 화장실에 가나보다 생각하며 나는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밖에서 뽀시락뽀시락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가. 잠시 뒤 곰돌이가 돌아오자마자 나는 물었다.
"치즈 맛있어?"
"어?! 어떻게 알았어?"
"내 이름은 곰순, 탐정이죠!"
이 날부터 나의 탐정 놀이가 시작되었다.
사실 곰돌의 생활패턴과 소리만 들어도 그가 치즈를 먹었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는 표정이 솔직한 사람으로 얼굴을 보면 다 알 수가 있다.
심심해하며 침대에 누워있던 어느 날이었다. 곰돌이가 작은방에서 뽀시락대기 시작했다. 뭘 하나 궁금해져서 나는 작은방으로 들어갔다. 곰돌이는 이 옷 저 옷을 꺼내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더니 "여기 있었군." 하며 쫄쫄이 티셔츠를 집어 들었다. 나는 말했다.
"낚시 가니까 좋아?"
"무슨 소리야, 옷 정리 하는 건데."
"낚시 갈 준비 하는 거잖아. 다 티나."
"티 많이 나?"
곰돌이는 머쓱해하며 웃었다.
"훗훗. 내 이름은 곰순, 탐정이죠! 나의 눈을 피할 순 없지."
그가 집어든 쫄쫄이는 누가 봐도 피부가 타기 싫어서 티셔츠 안에 입는 자외선 차단용이었다. 곰돌이는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사람임이 분명했다.
곰돌이는 뱃살로 고민이 많았다. 나는 그의 간식 사랑을 지적하며 간식금지령을 내렸다. 곰돌은 아쉬운 표정으로 금지령을 받아들였다. 그는 의외로 독한 면이 있는 사람임으로 나는 그가 잘 지킬 줄로만 알았다.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 물을 마시고 있었다. 뒤돌아 방으로 가는 길에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아X비 과자 껍질이었다. 나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곰돌이가 있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곰돌이는 여유롭게 핸드폰으로 옷을 구경하고 있었다. 나는 옆에 살짝 누우며 말했다.
"과자 맛있었어?"
"무슨 말씀이시죠? 과자를 먹은 적이 없는데요?"
"오빠가 좋아하는 아X비. 맛있었냐구."
놀란 곰돌이의 눈이 흔들리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어?"
"훗훗. 영업비밀이야."
하루는 내가 물었다.
"어차피 들통날 거짓말을 왜 하는 거야?"
"그게 바로 유부남의 특징이지요."
곰돌은 그렇게 얼굴에 "나 거짓말해요." 써붙이고는 오늘도 소소한 거짓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