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당신은 별이고, 우주입니다.
주말, 부모님 댁에 다녀왔다. 동생 내외랑 우리 부부 그리고 아이들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월요일 아침, 전화가 왔다. "아빠가 돌아가셨다." 주무시다가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엄마 목소리로 들었다. 부모님은 평생 각방을 쓰지 않고 지내셨다. 엄마 옆에서 아빠는 그렇게 떠났다.
'아빠가 돌아가셨다. 어제 분명 같이 있었는데. 밥 먹고 같이 웃고 그랬었는데.'
장례식장으로 가야 하나 엄마한테 먼저 가야 하나 집중할 수가 없다. 외출준비를 하느라 옷장을 연다. 입을 옷이 없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옷들이 보인다. 조금 더 톤을 다운시켜 입어본다. 이것도 아니다. 검정원피스가 보이지 않는다. 남편이 안 보인다. 내가 옷을 입는 동안 주차장으로 간 것 같다.
준비를 끝낸 나는 계속 똑같은 행동을 한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린다. 아빠 모습이 보인다. 어제 아빠가 앉아계셨던 그 모습이 보인다. 다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린다. 잠옷바람으로 거실에 앉아계시던 아빠 얼굴과 구부정한 어깨가 보인다.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다. 목소리도 들을 수 없고, 손을 만져볼 수도 없다. 이제 다시는 영영.'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배워서 알고 있다. 모든 존재가 거쳐야 하는 순환의 고리임을 잘 알고 있다. 자연의 법칙이고 생명의 운명임을 알고 있다. 죽음은 언제나 곁에 있음도 알고 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그것은 잘 모르겠다. 그럴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가 남기고 간 흔적이 너무 깊고 넓어서 나는 도무지 할 수가 없다.
내게는 별이었다. 아주 큰 우주였다. 그 별이 그 우주가 사라졌다. 나는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된 것이다. 내가 태어난 것도 그 덕분이었고, 내가 살아간 것도 그의 너른 품 덕분이었고, 그가 일궈낸 땅 위에서 나는 무사히 성장할 수 있었다. 이제 그는 사라졌다. 사라졌다고 한다. 나는 그를 만나러 가야 하는데 가면 그가 없단다. 반짝이던 별도 언젠가 빛을 잃고 사라진다.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별을 다시 볼 수 없다.
위의 내용은 어젯밤 260210 꿈이야기다. 더도 덜도 보탬 없이 기록했다. 당신의 죽음으로 인해 내 세계의 흐름이 멈추는 경험을 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지금 잘해야 하는 것을... 바로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