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떡없는 사람이란

우리는 모두, 희망의 산소를 건네는 인간이다

by Wiggle


"언니는 내면이 강한 사람 같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해준 말이다


남편이 실업자가 되고 나 역시 경제력이 소실된 어느 시절에 이 말은 힘이 되었다.

약한 사람보다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쓸모없는 사람보다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까.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불어도 나무의 심재가 흔들림 없이 강하게 버티고 있듯이 그렇게 서 있고 싶었다.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일은 궁상맞은 내 삶을 더욱 자극한다는 걸 알면서도 주저함 없이 내 쪽으로 끌어들였다. 누구나 그런 순간이 오면 맥없이 당하기 마련이다. 나는 그것을 해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절실히 바라고 원했다.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쓸모 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고.


노란 민들레는 웬만한 바람에 끄떡하지 않고 자기 자릴 지킨다. 아스팔트 구석진 곳에서도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모두를 향해 웃는 너, 포장도로의 작은 균열을 뚫고 피어난 너는 '꽤 멋진 아이다." 내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너를 바라보는 것뿐이라 말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너를 따라 웃는다. 지금 이 순간, 온 우주에는 너와 나 단둘뿐이고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너는 나만의 세상이 된다. 내일 우리가 또 만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고단하고 버거운 삶일수록 허리를 굽히고 너를 보게 된다. 그런 중에 웃음을 되찾고 앞길을 걷는다. 내게 주어진 환경이 어떠할지라도 너를 닮아 적응하며 잘 이겨낼 것을 그렇게 살아남으리라 기대하면서.


우리 모두는 내면이 강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모두 식물의 뿌리처럼 연결되어 있고 희망의 산소를 서로에게 보내며 인사를 나눈다.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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