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가려다 섬나라로 가버린 나 - 도쿄 여행 EP.1

2월 11일부터 14일까지 총 2박 4일간의 짧았지만 강렬했던 도쿄 여행

by JUNO

1월 20일, 호주 첫 번째 워홀을 마치고 잠시 한국으로 쉬러 왔다. 모든 일을 그만두고 호주에서 살던 집을 나와 신분이 무직으로 되어버린 나는 한국에서 사실 빈둥빈둥 지내고 있었다.

이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상이 반복이었고 너무 쉬다 보니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도 했다.

마침 같이 한국에 놀러 온 여자친구도 곧 다시 호주로 떠나고 매일 내가 사는 작은 동네에서 항상 똑같은 루틴만 반복하던 게 미안해서 계획에 없던 제주도에 가자고 했다. "내일 제주도 갈래?!" 그냥 해본 말이다. 근데 서로 진지해지며 바로 날씨부터 보고 어떻게 움직일지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돈도 좀 그래도 모았고 너무 일만 하며 살았겠다, 그냥 확 일본을 가?! 하자마자 바로 그날 밤 비행기를 예매하고 숙소도 예매했다.


항상 영어권 국가만 가던 나에게 일본은 생각지도 못한 여행 국가이고 친구들이 일본 여행 가자고 할 때마다 난 항상 뒤에서 쳐다만 봤다. 그냥 글씨만 바뀐 한국 아니야? 하며. 그래서 그렇게 내다 버린 일본 여행 기회가 2번 이상 된다.

일본이란 나에겐 그저 애니 좋아하는 덕후들이 가는 곳, 혹은 일본 음식,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혹은 일본에 대해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무튼 그렇게 "그래 뭐 이왕 가는 거 남들 다 가본 일본이나 가보자"하며 예매를 하고 그 다음날 일본에서 뭘 할지 계획을 대충 세웠다.


아 참, 말을 이어나가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동, 식물에 관심이 많았다. 10년도 더 됐을 거다. 파충류에 관심이 생기니 양서류에 관심이 생기고 비바리움을 알게 되며 식물에 빠지게 되었다. 그렇게 어릴 적부터 식물을 길러오며 취미 삼아 식물 네이버카페에 소량으로 판매도 하고 그랬다.

또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모여다니다 보니 다양한 음악도 많이 들으며 자랐다. 물론 음악에 대해 식견이 높은 것도 아니다. 그냥 "오 이 음악 특이하다, 들으면 이런 상상이 가능한데?" 정도. 예전엔 "음악 장르에 대해 공부해야 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스트레스더라.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음악 막 찾아듣는 다. 새로운 사운드가 들리면 그 장르에 관련해서 다른 앨범도 찾아 듣지만 노래 제목이나 가수명은 외우려 하진 않는다. (듣고 너무 반해서 그 사람의 음악에 궁금해 기억하는 거 빼곤)

그렇게 친구의 권유로 시작된 바이닐의 세계에 눈을 떴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수집'한다는 소유감과 바이닐이 바늘에 긁히며 비로소 소리가 생기는 이 맛에 제대로 빠져버렸다. 바이닐이 움직여야 내 마음도 움직인다라는 느끼한 마음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난 바이닐플랜츠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져 호주에서 일을 하며 대충 구상을 짜두고 있었다. 그렇게 한국에 와서 본격적으로 식물을 늘려보자라는 마음으로 선반도 구매하고 조명도 구매하며 내가 원하는 브랜드를 작게나마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 후 많은 영상과 글을 보고 나니 유튜브, 구글에서 다 같이 하는 말이 일본은 장인정신과 특정 분야에 대한 변태적인 집착으로 많이 알려진 나라라고 한다. 그래서 이 계기로 언젠간 가봐야겠다 하며 생각만 해두고 있었다.


운이 좋게(?) 일본에 가게 될 명분이 생겼고 그 하루 전 날 도쿄의 식물, 레코드샵을 최대한 많이 알아봤다. 아무리 구글에 쳐도 한국, 영어는 한계가 있더라. 그래서 처음으로 Gemini를 활용해서 식물샵이랑 레코드샵을 많이 알아봤다. 질문으론 나의 브랜드와 관련된 식물 그리고 바이닐을 연관 지어 작성을 하니 정말 한눈에 보기 쉽게 많은 장소를 추천해 줬다. (도쿄 여행동안 도움 참 많이 받았다.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곳을 잘 누비고 다녔다.)

아침 9시 비행기라 새벽 내내 장소 서칭, 도쿄 국제공항에서 숙소까지 최선 루트, 도쿄 교통카드, 결제 수단 방법, 하나도 모르는 기초 일본어를 빠르게 수첩에 적고 옷도 챙기고 E sim도 사고, 무슨 음식이 맛있고 어느 마트에서 뭘 파는지 밤 새 가며 빠르게 알아봤다. (이 또한 Gemini와 적절한 Chat Gpt의 조화로 이루어졌다.)


그렇게 인천공항에 도착을 하고 약 2시간 30분 동안 비행기를 타니 도쿄에 도착을 했다. 플랜대로 움직이려 하는데 이런 어디가 어디고 일본 특유의 복잡함이 날 미로에 가둬버렸다. 뭐 어찌어찌 지하철에 올라타 시부야로 향했다. 착륙하고 공항 대기줄도 길고 길 못 찾고 방황하느라 도착하니 4시간이 넘게 걸리더라.

엄청나게 빼곡한 건물, 지하철이 그야말로 사이버펑크를 보는듯한 특이한 공간이었다. 빠르게 거리 구경을 마치고 일본에서 첫 식사인 우동으로 시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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