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간 한국. 과거의 나와 많이 부딪히며 싸웠지만 서로 인정.
호주에서 워홀을 1년 이상을 하고 한국을 돌아왔다. 1달만 쉬다 가야지 했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벌써 2달이란 시간이 지나있었다. 다시 한국 오니 예전 백수시절 습관으로 그대로 돌아왔다. 마치 올빼미 마냥 새벽에 자고 점심시간이 돼서야 일어나는 걸 반복했다.
집은 그대로다. 가족들도 그대 로고 동생은 항상 사춘기고 누나도 항상 엄마랑 아빠랑 티격태격한다. 바뀌지 않았다. 바꾸고 싶지도 않았다. 그게 우리 집이니까. 냉장고도 그대로다. 가족들이 먹는 밥도 그대 로고 흰밥이 아닌 건강을 위한 거진 10가지의 잡곡밥이다. 엄마, 아빠, 누나 셋다 일하고 동생도 고3이라 집의 반찬이 줄어들지 않는다. 먹는 사람은 나 밖에 없는데 나도 항상 도서관 갔다가 헬스장 가고 집 오면 밤이라 집 밥을 많이 먹진 않는다. 김치 하나가 정말 그리웠는데 인천 공항에 도착하고 집 문을 열고 밥 한 숟갈 뜨니 예전의 나로 돌아왔더라.
바뀐 게 있나 찾아봤다. 전혀 없다. 엄마랑 아빠의 피부는 오히려 좋아진 거 같다. 아빠는 술을 줄이시고 엄마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피부에 민감해져서 더 많이 케어를 하시고 운동도 하시는 거 같다. 다행히 슬프지 않았다.
타지에서 살며 힘든 점은 혼자 사느라 힘든 건 그냥 하루 이틀의 힘듦이지 진짜 힘든 건 많이 늙어가는 부모님을 보는 거다. 마치 타임머신 타고 돌아온 느낌이랄까. 그래서 더 좋았다. 생각보다 늙지 않으셨다.
옛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가 엄청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몇몇 있다. 그래서 좋다. 더 신경 쓸 수 있고 더 오래 만날 수 있으니까. 철 없이 놀았다. 새벽에 운전하고 무인카페를 가고 편의점도 가고 많은 식당을 다녀왔다.
예전의 나로 돌아왔더라. 집에서 가족들이랑 시간을 보내기보단 나의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으려고 뭐라도 하는 게 좋아서 항상 밖에 나가 지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다거나 오늘처럼 이력서를 적었다.
근데 참 웃기다. 무언가가 계속 압박을 한다. 생각에 깊어진다. 가족을 떠나 다시 호주를 가는 상상을 해서 그런가 변명을 하게 된다. 떠나고 싶지 않다고.
더 돈을 벌고 싶다. 나에게 압박을 주는 무언가에 벗어나기 위해 돈을 더 벌고 싶다. 경제적으로 나름대로 성공하고 싶어 책도 많이 읽고 있는데 항상 하는 말은 어릴 때 많이 모아두라고 한다. 복리에 복리가 더해져 더 커진다고.
예전의 나와 계속 싸운다. 과거의 내가 방을 어지럽히면 다시 치우고 핸드폰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앉아서 책을 읽으라고 다그치며, 동생에게 순간적으로 화가 나지만 어차피 동생이고 더 본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화도 내지 말라고 한다.
바뀌는 건 항상 겁이 난다. 2달간 한국에서 지내다 보니 다시 재시작하는 호주도 갑자기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힘들게 모은 돈 초반에 집 값으로 많이 나갈 거고 일을 빨리 못 구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럴수록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서를 한다. 뇌 지식이라도 키우려고.
한국에 있는 동안 편함보단 불안이 유독 컸다. 돈을 알수록 잃기가 싫어지고 계속 들어오던 소득이 멈추니 돈이 1순위였던 나에게 산소 공급기가 끊어진 느낌이랄까. 그래서 특히 쉬면 쉴수록 더 무서워졌다.
그래서 다시 떠나기로 마음먹고 오늘 비행기 표를 끊었다. 계속 불안을 붙잡으며 고민할빠에 그냥 다시 종이배를 바다에 띄우기로 결심했다.
항상 나에게 하는 말이지만 이 불안은 한 달 뒤면 사라질 거다. 그리고 그 불안은 해결되고 다른 어려움에 놓여있고 다시 해결할 거라고 난 믿는다.
이번 연도는 어떤 해가 될까? 글 쓰고 있는 지금은 돈을 모으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아니면 약간의 집착에서 벗어나 좀 편안한 해를 보낼까. (하긴, 집착을 따라야 불안함이 없어지는 것 같긴 하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호주를 키워드로 글을 썼습니다. 제 습관 중 하나가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글을 쓰는데 오늘 다시 호주로 가는 비행기를 드디어 예매하고 앞으로 일어날 걱정에 휩싸여 글을 적어봤습니다. 목적지는 퍼스입니다. 제가 호주 워홀을 시작했던 곳이고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던 곳이기도 합니다. 많이 배운 도시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곳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기엔 과장하자면 지옥문을 다시 열고 들어가는 짓이기도 하죠. 그래도 이유는 딱 하나. 광산일을 다시 도전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잘하겠죠 알아서ㅋㅋ
예전부터 좋아하던 식물을 본격적으로 상업화를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호주에서 지낼 건데 식물을 키워? 하실 수도 있지만 이유는 두 가지로, 첫 번째: 수익벌이의 방식을 더 늘린다. 호주에서 노동하며 지내는 시간 동안 더 커질 수 있는 건 제가 계속 길러왔던 식물이었습니다. 커지면 번식하고 또 커지면 팔고 번식하고.
두 번째: 아버지의 퇴직입니다. 퇴직을 하시는 분들 특히 아버지는 공무원이셨기에 35년 혹은 그 이상을 거진 하루도 빠짐없이(평일 기준) 매일 출근을 하신 분인데 갑자기 일이 멈춘다면 우울증에 걸리실게 큰 이유였습니다. 회의감과 앞으로 남은 인생을 계획하신 것도 아니시기에 집에서 그래도 편안하고 간단하게 하실 일을 만들어 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수익이 많이 안 나와도 싼 값에 얼른 팔고 작은 돈으로 둘이 저녁 식사라도 마련할 수 있는 그런 작은 수익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글을 쓰면 다시 리프레쉬되는 마음이 참 좋습니다.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여기에 글을 쓰면 항상 마음이랑 머릿속이 정리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마 지난 호주 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해 준 게 이 글쓰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빠진 음악 장르가 있습니다. 앰비언트음악인데 자연의 소리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음악에 빠져있습니다. 꼭 만들고 싶은 공간이 하나 있는데, 덩굴식물이 주렁주렁 있고 완벽하게 햇빛과 같은 조명, 그리고 천천히 불어오는 바람, 숲 속과 같은 습도와 온도 그리고 향. 그것과 이루어져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 일반 스트리밍이 아닌 바늘이 LP의 홈을 파며 나오는 소리로 하나밖에 없는 리스닝 룸을 꼭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돈이 필요하고 이 공간을 유지하고 편안하게 전시할 수 있게 수익적으로도 문제가 없어야겠죠..
제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오늘도 감사합니다. 벌써 새벽 4시가 다 돼 가네요. 내일은 이력서도 더 작성하고 식물 관련 일을 하며 담백한 하루로 이어나갈 것 같습니다.
제가 최근에 빠진 음악 아티스트는 Fabiano do nascimento입니다. 아침에 커피 한 잔을 하시거나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서 휴식을 하실 때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자연의 소리에서 영감을 받아 기타로 만든 노래들인데 듣기 참 편해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