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에 미친(쳤던) 남자 ep.5

자그마한 식당부터 LA까지

by JUNO

Que pases un buen día!


2일 차다. 첫날부터 너무 무리하게 움직여서 그런지 만보기에 3만 5 천보가 찍혀있었다. 그래서인지 전날 저녁에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뻗어버렸다.

오늘은 5월 5일 어린이날이자 멕시코인들에겐 싱코 데 마요(cinco de mayo)기념일이다. 1862년 5월 5일 멕시코가 푸에블라 전투에서 프랑스 제국을 물리친 것으로 기념되는 하나의 행사다. 그래서 당연하게 LA에선 완전 타코 파티다. 그래서 알타데나에 있다가 처음으로 LA의 중심지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중심지?라고 해야 하나 무튼 유니온역에 가서 좀 돌아다녔다. 제이미께서 추천해 주신 granand central marekt에 가서 타코 좀 먹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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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입고 엘에이로 본격적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러 갔다. 하늘이 참 이쁘다. 한국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뿌연 하늘을 바라봤는데 시야가 탁 트이니 마음도 트이는 그런 기분.. 난 항상 내 미래는 외국에서 보내기로 다짐했는데 해외를 나갈 때마다 항상 생각이 든다. 좋은 환경이 건강한 정신을 만든다고 미세먼지 정말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여기서 잠깐. LA를 떠나기 전 대중교통에 관해 걱정이 많았다. 차가 없으면 여행이 어렵다 혹은 차량은 필수다라고들 많이 말한다. 또 LA사는 현지사람들 중 대중교통을 한 번도 타보지 않은 내 또래들도 많다고 들었다. 근데 지금 되돌아보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느낀다. 물론 대중교통이 한국처럼 보편화돼있지 않아서 인식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인데 난 LA여행하면서 대중교통으로 많은 타코집을 돌아다니고 방방곡곡 잘 다녔다. 물론 차량이 있으면 훨씬 빨리 갈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대신 인식이 좋지 않은 만큼 냄새도 많이 나고 노숙자들도 많지만 이 기회 아니면 언제 이런 경험을 할까? 겉모습은 무서워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길을 물어보면 그래도 잘 알려준다. 결론적으론 LA 대중교통 not b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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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빨리 타코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랑 명성이 수준 높은 건축물을 보여줄까? 하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일단 이른 아침인지라 어딜 가도 사람이 붐비질 않았다. 그래서 제일 먼저 싱코 데 마요 축제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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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축제답게 파펠 피카도도 많이 보인다. (좌측 사진에 bunting을 papel picado라고 부릅니다.) 레슬링 가면들과 해골 장난감과 소품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 슬슬 타코 냄새가 나는 구만! 여기서 타코를 먹으려 했는데 다 줄이 너무 길어서 바로 '그랜드 센트럴 마켓'으로 향하기로 결정했다. 이 쪽 식당은 여러 있는데 한국이랑 비교하자면 자갈치 시장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곳곳에 식당들이 있고 알아서 가고 싶은 곳을 정해서 가는 그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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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아름답구나! LA 하면 빌리아일리시, 스눕독, 레드 핫 칠리 페퍼가 많이 생각나서 흑인, 백인들의 도시 일 거 같은데 멕시칸, 라틴 계열의 인종들이 많아서 엄청 놀랐다. 그만큼 타코가 많으니 나에겐 더 좋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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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간 곳은 villa's taco. LA오기 전부터 너무 가고 싶었던 곳이다. LA타코 대회에서 3 연속이나 우승했던 그 타코집만큼 손님들도 제일 많았고 인테리어며 디자인 모두 "우리가 1등이야"라는 느낌을 주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villa's taco의 창시자 victor villa 씨의 사진들이었다. 단순히 자신의 사진이 아닌 손님,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많이 붙여두었는데 그분의 에너지만큼이나 긍정적인 바이브를 많이 뿜어내는 사진들이다. 그만큼 손님들과 직원들을 아끼고 신뢰하는 태도를 지닌 너무 멋지신 분. (사실 여기 오면 만나길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안 계셨습니다.)


맛은 설명이 필요 없었다. 블루 콘을 사용한 검은색 또띠아에 치즈를 사용해서 또띠아를 구워내는 방식을 한 아이디어, 다양한 재료들의 하모니로 이루어진 풍미 너무 좋았다. 특히 치킨타코의 시즈닝은 무슨 일인지 이렇게 맛있는 치킨 타코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치킨타코는 pollo taco라고 부릅니다.) 위에 툭! 하고 올려진 아보카도의 부드러움이 타코 한입을 먹을 때마다 행복감을 주었다. 마치 "내가 LA야!" 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려주는 느낌이랄까? LA를 가기 전 제이미께서 LA는 타코는 물론이며 모든 음식들을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풀어내서 먹는 재미, 보는 재미까지 있다고 하셨는데 정말이다. 만약 LA를 간다면 비야스타코는 꼭! 들리라고 말하고 싶은 곳이다. 아 참, 주문을 할 때 매운 살사를 추가할 수 있는데 이게 정말 매워서 다 먹고 땀만 주룩주룩 흘렸다. 참고로 불닭볶음면의 매운맛보다 몇 배는 강하다.


villas taco에서 큰 3피스를 먹고 좀 돌아다니다가 또 다른 타코 없나? 하며 찾아보는데 한 직원분이 "타코 하나 먹어요!" 하며 말을 건넸다. 에이 근데 일반 타코가 5달러나 한다고? 들어보지도 못한 곳인데?라고 생각하며 다음에 올게요 하고 다시 걸어갔다. 그러다 문득 옆 사람이 들고 있는 타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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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저 사이즈 하나가 타코라고? 퀘사디아가 아니고?" 하며 당장 하나를 주문했다. 카르니타스 쪽엔 많은 고기 옵션들이 있었고 치킨, 알파스톨, 카르네아사다 등등 많이 있었는데 거의 모든 손님들은 카르니타스 쪽의 고기를 선택했다. 오호라 하며 나도 카르니타스 옵션인 돼지껍데기쪽 부위랑 어느 지방 풍부한 부위로 총 2종류를 믹스해서 주문했다.

내 손도 작은 편은 아닌데 양이 정말 많아서 일단 받자마자 놀랐다. 거기에 또띠아를 한 장 더 준다. 사실상 이 재료들로 일반 타코 3~4피스는 나오는 양이다. 이미 villas taco에서 놀란 상태라 이 집 타코는 질보단 양으로 승부하는 집이겠구나 생각하며 한 입을 먹었다. 먹자마자 너무 놀랐다. 내가 그동안 한국에서 먹었던 카르니타스의 뺨을 확 때리는 맛이다. 이건 어나더레벨의 카르니타스였다. 어떻게 이렇게 감칠맛과 고기의 깊은 맛이 있는지 충분히 배부른 상태인데도 엄청 맛있게 먹었다. 아니, 감탄을 하며 먹었다. 이 집 정말로 맛있으니 LA를 가면 무조건 추천하고 싶은 집이다. 특별한 재료로 차별성을 주는 집이 아닌데도 말이다. 글 쓰고 있는 지금도 또 생각이 나서 LA가 그리워질 정도로 맛있는 타코.

IMG_2038.HEIC https://maps.app.goo.gl/osJyxighd5Z6dVZy6

'ana maria'라고 불리는 타코집.. 언젠가는 꼭 다시 가고야 말겠다. 살사 로하랑 살사 베르데 총 2종류의 살사가 있는데 안 뿌려도 되고 2개다 섞어도 된다. 개인적으론 2개다 추가하고 마지막에 산미를 위한 레몬까지 뿌리면 완벽한 타코. 난 이 타코를 먹고 한국의 카르니타스 타코는 손도 안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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