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노마드를 하니 한식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나홀로 해결하는 매일의 끼니

by 바라는대로

회사를 다닐 때는 점심 식대가 나왔다. 주말에는 약속을 잡아놓는 편이라 평일 기준으로 한 끼 정도만 잘 챙겨먹으면 됐었다. 나는 저녁은 생략하고 아침을 잘 챙겨먹는 타입이었는데 가장 자주 먹었던 메뉴는 알리오올리오이다. (지금도 자주 해먹는 최애 메뉴이다.)


올리브 오일에 마늘과 페퍼론치노를 넣고 볶다가 양파를 넣는다. 후추와 소금도 조금 넣어준다. 양파가 조금 투명해지면 생수 500ml 를 넣고 불을 세게 올린다. 파스타 면을 넣고 치킨스톡과 파마산 치즈를 넣어준다. 얼려둔 방울토마토도 잊으면 안된다. 마지막으로 물이 졸아들기 시작할 때 새우를 넣는다.


한 끼만 신경 쓸 때는 한식을 먹는 날이 거의 없었다. 부모님이 반찬을 보내주셔도 먹지 않아서 버릴 때가 많았다. 그리고 한식을 하면 마늘이나 고춧가루 등 자잘자잘한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걸 싫어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퇴사를 하니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매번 알리오올리오를 먹을 수도,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먹는 것도 질린다. 그렇다고 회사를 다닐 때처럼 매번 나가서 밥을 사먹을 수도 없다. 정답은 하나다 반찬을 하거나 사놓고 한식을 먹는 것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한식은 왜 양식처럼 간단하게 만들도록 발달하지 못했는가에 대해 나름 진지하게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리고 사먹는 것도 분명 품은 한식이 더 많이 들텐데 양식이 왜 더 비싼 걸까도. 하지만 반찬을 두고 먹다보니 알겠다.


콩자반, 멸치볶음, 우엉조림, 깻잎김치, 오징어젓갈 대부분의 반찬이 오래 보관할 수 만들어진다. 짭짤한 감칠맛에 단맛도 더해 밥이랑 함께 먹으면 간이 딱 맞다. 여기에 계란말이나 소세지도 추가하면 더더욱 좋다. 이렇게 여러가지 음식을 먹고 나면 잘 챙겨먹었다는 포만감에 기분이 좋다.


이제는 집에 스팸, 햄, 참치, 김자반이 떨어지지 않게 쟁이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반찬가게에 간다. 스탬프 10개를 모으면 반찬 1개를 준다는데 받을 날이 머지 않았다. 밥은 햇반을 먹는다. 먹는 양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햇반 하나를 반으로 나눠 두 끼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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