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늘 속의 자리, 며느리

by 마음벗

평범한 가족, 평범해 보이는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아버지는 며느리에게 늘 상냥하였고 항상 웃으며 대해주었다. 함께 식사할 때면 며느리에게

“너무 말랐다. 많이 먹어라.”

웃으시며 말씀하시곤 했다.


한 번은 시장에서 예쁜 트레이닝복과 빨간 털 장식이 달린 가족 장갑을 며느리에게 사다 주셨다. 그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마다, 며느리는 사랑받는 기분이 들어 참 좋아했다.


하지만 며느리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

아버지의 따스한 눈길은 며느리에게 향할 때와 달리, 어머니 앞에서는 무표정으로 바뀌었다.


며느리에게는 “많이 먹어라” 하시면서도, 어머니에게는

“살이 가뜩이나 많이 쪘는데, 그만 좀 먹어라.” 하시곤 했다.

어머니에게 무언가를 사다 주시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아버지가 며느리에게 선물을 주고 집을 나섰을 때 어머니는 아버지의 그 빈자리를 바라보다가 중얼거리셨다.

“나한테는 그런 거 한 번 사준 적 없으면서…”


그리고 며느리에게 돌아오는 눈빛은 싸늘했다.

쌓이고 또 쌓인 불만은, 마침내 어머니의 마음속에서 며느리를 질투의 대상으로 그려내었다.

며느리는 그 기류를 느끼고 있었기에, 나중에 그의 남편에게 말했다.

“어머니는 본인을 본처, 며느리인 나를 애첩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

남편은 말도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시간이 흘러 몇 년쯤 되었을까. 갑자기 아버지의 태도는 예전 같지 않았다.

아들 내외가 그분 눈에 차지 않았던 것일까. 아마도 어머니가 “쟤들이 요즘 우리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셨던 것 같다.


다정하고 따뜻했던 눈빛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아버지는 효와 도리를 중요시하는 분이었다.

그것이 충족되면 다정하게 대해 주시고, 찾아뵈면 웃어 보이시는 분이었다.

다행히 아들내외의 진심이 전해졌는지, 차갑던 시선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날, 아버지는 며느리에게 용돈을 건네시며 봉투에 짧은 글을 적어주셨다.

“사랑한다, 며늘아.”


그런 말씀을 평소 잘하지 않던 분이었다.

그것은 돌아가시기 몇 개월 전, 명절에 주신 마지막 용돈이었다.

그 순간, 어머니가 얼마나 기가 차고 분노했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그때 며느리는, 그녀에게 평생 용서받기 어려운 사람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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