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그들의 방법대로 살게 두기

by 마음벗

결혼은 정말 많은 것들을 바꾸고,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는 과정이다.

정답도 없고 모범답안도 없다. 사람마다 사는 모습은 제각각이고, 각자의 생활과 생각에 맞게 합의하고 조정하며 살아가기에 변수도 많다.

처음에는 다툼도 빈번하게 생기고, 서로의 성격과 생활 방식 차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작은 상처도 생긴다.

그런 과정을 겪는 자녀 부부에게, 시어머니는 참견 대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밥은 잘 먹는지, 몸은 괜찮은지, 싸우지는 않는지, 싸웠다면 왜 싸웠는지 알아내려 들지도, 알게 되었어도 모른 척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경험해 본 바로는, 결혼한 자녀의 부부 싸움에 시어머니가 끼어들수록 문제는 더욱 심화된다.


잠깐의 개입조차 화해의 기회를 앗아가고, 갈등을 봉합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들의 싸움은 결국 그들만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들은 사랑으로 다시 붙이고, 다시 그들의 방식으로 화해를 찾아갈 것이다.

그것은 부모가 가르치거나 개입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결혼 후에는 또 다른 난관, 임신과 출산이 기다린다. 자녀를 낳을 것인지, 몇 명을 낳을 것인지, 육아 방식은 어떻게 할 것인지. 이 모든 결정은 그들 부부만의 영역이다.

하지만 일부 부모는 참견을 멈추지 않는다. “더 낳아라, 그만 낳아라”라는 말부터, 육아에 관한 온갖 훈수까지 끝없이 이어진다.


아이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잠은 이렇게 재워라, 옷은 이렇게 입혀라, 기저귀는 이렇게 갈아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시어머니가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당시 육아는 이미 지나간 경험에 불과하다. 기술과 지식은 이미 과거의 것이고, 실제 상황에서 적용하기는 어렵다.


나의 시어머니. 말은 청산유수였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는 못했다.

아들이 “엄마가 어떻게 알아?”라고 묻자, 시어머니는 “내가 너희를 키웠는데 모르겠냐?” 라고 말했다. 맞다, 과거에는 그렇게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잠깐 아이를 봐달라고 부탁하거나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부탁하면, 어설픈 손놀림으로 힘들어했다.


이런 모습에서 나는 확신했다. 육아는 자녀 부부의 몫이다. 그들이 겪게 될 힘든 과정이 그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그 속에서 관계와 유대를 돈독히 쌓아 갈 경험을 줄 것이다.

그 기회를 빼앗지 않아야 한다. 젊은 세대는 이미 충분히 잘 해낼 능력이 있다. 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조언은 그저 방해일 뿐이다.


시어머니가 입을 닫을수록, 관계는 숨을 쉰다.

말하지 않고 참을수록, 그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성장한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들의 방식대로 살도록 지켜봐 주고, 신뢰하며 기다려주는 일이다.


결혼 후의 삶은 그들의 것이고, 육아 또한 그들의 선택이다.

잔소리와 간섭을 줄이고, 한 발 물러서서 지켜보아야 한다.

그때, 비로소 평화가 찾아온다.

그들의 방식대로 살도록 두는 것, 그것이 가장 깊은 사랑이자 현명한 배려다.


“말하지 않고, 참견하지 않고, 그저 믿어주는 순간, 관계는 숨을 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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