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나의 암행어사

by 마음벗

나는 절대 저런 시어머니는 되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늘 남편 앞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어떻게 며느리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왜 며느리가 시댁의 종처럼 살아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며느리가 죄를 지었나? 단순히 며느리라는 이유만으로 희생과 굴종을 강요당해야 하는가? 이런 생각은 매번 나를 분노하게 했고, 동시에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나는 주변 이야기와 나의 경험, 그리고 여러 매체에서 본 사례들을 남편에게 자주 전하며 열을 올린다.


“저 사람 며느리한테 정말 그러더라, 도대체 이해가 안 돼”라며 목소리를 높일 때, 남편은 차분히 듣고 있다가 어느 날 물었다.

“너도 나중에 그러면 어쩔 거야?”

그 질문은 순간 나를 멈칫하게 만들었다. 화들짝 놀라며 나는 대답한다.

“무슨 소리야! 절대 안 그래!”


하지만 솔직히 마음 한편에는 불안이 스며들었다. 내가 정말 저렇게 되지 않을 수 있을까? 혹시 나도 모르게, 마음속의 작은 불만과 불편함이 쌓여, 결국 우리 시어머니보다 더한 사람이 되면 어쩌지? 그 생각에 나는 잠시 혼란스러워졌다.


그래서 나는 아들들에게 미리 이야기했다.

“혹시 엄마가 나중에 며느리에게 못되게 굴면, 그때는 엄마를 보러 오지마.”

아들들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반응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치 보험을 들어 놓은 기분이었다. 내가 혹시라도 실수하더라도, 아들은 그때 나를 바로잡아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남편은 이 상황을 늘 지켜보며 매번 경고처럼 말한다.

“봐, 너도 나중에 그렇게 될 거야.” 그 말에는 장난기 섞인 경고와 진심 어린 걱정이 함께 담겨 있다.

처음에는 기분이 상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는 단순히 나를 지켜보는 것만이 아니라, 나 자신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이었다.


나의 아들들과 남편은 ‘내가 미래에 나에게 보낸 암행어사다.’

나는 마음을 더욱 단단히 먹었다. 결코 며느리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다.

나는 며느리로서, 사랑과 존중 속에서 살고 싶었다. 나의 경험과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느낀 불편함과 상처를 그대로 반복시키지 않겠다고 매번 다짐했다.


오히려 나만의 방법으로, 며느리가 진정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시어머니가 될 것이라 자부한다.


아들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할 때, 나는 곁에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며느리가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마음을 비워야 한다. 내 욕심이나 간섭을 내려놓고, 집안의 작은 일에 지나치게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필요할 때만 도움을 제공하는 법을 배울것이다.

이러한 나의 다짐은 단순히 며느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내가 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동시에 관계의 품격을 지키기 위한 연습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시어머니가 되어도 나는 내 삶을 살 것이다.

자식의 삶에 기대어 존재하지 않고, 그들의 선택과 경험을 존중할 것이다.”

나의 다짐은 그 길을 안내해 줄 나만의 나침반이 되어 줄것이 분명하다.


“내 경계가 단단할수록, 관계는 건강하게 숨 쉴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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