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한 방울,햇살 한 조각

“선생님, 버스가 울어요”에서 시작된 이야기

by 이혜원


버스가 우는 아침


매일 아침, 교사로서의 다짐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고, 마음으로 가르치겠다는 약속.

그 다짐이 내 하루의 문을 여는 주문 같다.


그날 아침은 유난히 햇살이 살아 있었다.

밤새 내린 눈이 버스 지붕에 살포시 쌓여 있었다.

버스 안에는 아이들의 숨결이 잔잔히 흐르고, 창가에는 반짝이는 햇살이 머물렀다.

그 평온 속에서 작은 목소리가 내 마음을 두드렸다.


“선생님, 버스가 울어요.”


그 한마디는 낯선 종소리처럼 내 가슴 속에 떨어졌다.

고개를 들어 지붕을 보았다.

햇살에 녹은 눈이 물이 되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이의 눈에는 그것이 바로 눈물처럼 보였던 것이다.


순간, 내 마음도 고요히 젖어들었다.

아이의 눈으로 본 세상은 이렇게나 따뜻하고 섬세했다.

어른의 눈에는 단순한 물방울뿐이었지만,

아이의 마음에는 그 모든 현상이 ‘느낌’이 되어 살아 있었다.


나는 아이의 세계가 부럽고 또 고마웠다.

언제부터 우리는 하늘이 울고, 바람이 노래하는 걸 잊었을까.

미디어의 세상이 빠르게 자라는 동안,

아이의 내면에서도 순수함이 서둘러 자라나는 줄만 알았는데,

그날 나는 다시 믿게 되었다.


아직은, 아이들의 눈은 순수함을 잃지 않았다고.

세상이 아무리 바쁘게 흘러가도,

그들 마음 어딘가에는 여전히 바람이 숨 쉬고 있었다고.


그 따뜻한 깨달음 아래에서 나는 조용히 다짐했다.

오늘도, 내일도, 그 아이들의 눈에 맑은 세상이 머물 수 있도록,

나는 사랑으로 가르치고, 마음으로 살피는 교사가 되겠다고.


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속 시간은 아직 느리게 흐른다.

그 느린 시간 속에서 나는 오늘도 배운다 세상을 바라보는 진짜 눈은,

어른의 눈이 아니라 아이의 눈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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