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아스팔트를 달구던 날, 우리는 약속 장소인 칼국수 골목에서 만났다. 친구들의 얼굴은 더위에 상기되어 있었지만, 환한 미소로 서로를 맞이했다. 특히 미경이가 들고 온 두 개의 쇼핑백이 눈에 띄었다. 오이지를 정성스레 담아온 것이다.
우리는 서둘러 테이블에 앉았다. 주문한 칼국수의 맛있는 향기가 코를 자극했고, 마법의 마늘 김치는 우리의 입맛을 돋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할 때, 나는 "오늘은 내가 살게"라고 말했다. 그러자 다른 친구가 "그럼 내가 팥빙수 쏠게"라며 화답했다. 이 작은 제스처들이 우리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었다.
식사 후 우리는 명동으로 향했다. 구름이 태양을 가려주어 걷기에 좋은 날씨였다. 설빙에 도착해 빙수를 주문하는 동안, 우리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미경이가 노릇노릇한 절편을 꺼내 놓았다. "절에서 가져온 절편이야, 아침에 튀겨 왔어"라고 말하는 그녀의 눈빛에서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
빙수를 먹으며 우리는 각자의 근황을 나누기 시작했다. 딸의 생일 선물 이야기, 건강 관리법, 여행 경험, 가족사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이어졌다. 웃고, 때로는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이 흘렀다. 우리는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스스로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세 시간이 30분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헤어질 때, 우리는 다음 만남을 기약 못한 채 각자의 길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들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오늘 너무 즐거웠고, 다음에는 내가 살게", "나도 즐거운 시간이었어. 우리 끝까지 가자"라는 내용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뜨거운 아스팔트를 밟는 순간, 나는 생각했다. "오이지가 이 더위를 이겼구나." 아픈 몸을 이끌고 떡을 튀겨오고, 오이지를 정성스레 싸온 미경이의 마음이 우리의 우정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2024년 8월의 뜨거운 여름날, "더위를 이긴 오이지"는 우리에게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 이 날의 기억은 오래도록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있다.우정의 산물인 오이지가 쇼핑 백 안에서 다소곳이 나를 기다린다.